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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여성친화도시, 여성이 먼저 변해야 성공한다” ..
사회

“여성친화도시, 여성이 먼저 변해야 성공한다”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411호 입력 2012/01/03 10:01 수정 2012.01.03 09:24
■ 양산YWCA, 지역사회 여성리더 초청 간담회




“여성이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하고, 가정이 행복해야 사회가 행복합니다”

양산YWCA(회장 김재옥)는 지난달 27일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는 지역사회 여성리더를 초청해 ‘지역사회 여성리더 초청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여성들 스스로 의식변화가 우선된 후 성(性) 인지(認知)적 관점을 정확히 이해해야 여성친화도시로 갈 수 있음에 한목소리를 냈다. 또 지역사회 실정에 맞는 여성정책을 제안키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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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도말순(양산YWCA 증경회장)

양산시가 여성친화도시로 선정되었고 여성이 행복하게 사는 도시로 여인천하를 만들겠다고 선포했다. 과연 여성친화적인 도시로 가고 있는지, 만약 가고 있다면 무엇이 변화되었고 또 변화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


정석자(양산시의회 의원)

여성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성 인지 예산제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성 인지 예산제도는 예산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치는 효과를 예산과정에서 고려해 예산이 성 평등한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미리 따져보고 평가하는 제도다. 2010년부터 중앙정부 예산 시스템에 성 인지 예산제도를 도입ㆍ운영해 왔다. 2013년부터는 지자체도 성 인지 예산정책을 의무적으로 세우고 집행해야 한다.

때문에 2013년 결산서에 성 인지 예산제도를 포함시키기 위해서는 내년 예산에 성 인지 예산을 편성해야 하지만 6천100억의 양산시 내년도 예산 가운데 성 인지 예산은 아직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다. 여성들의 목소리를 모아 이제부터라도 성 인지 예산을 분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심경숙(양산시의회 의원)

여성들의 정치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동안 나는 노동분야에 집중해 의정활동을 펼쳐왔다. 그러다보니 노동 구조 속에 무엇보다 취약한 것이 바로 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문제는 사회전반에 깔려있다. 때문에 굳이 여성을 중심에 놓고 생각하지 않아도 생활정치 자체가 여성 관련 정치이며 여성정책이다. 바꿔 말하면 여성정치가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한 사회를 위한 정치인 것이다.

공직 선거법 개정으로 비례대표 여성할당제가 도입되면서 여성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번 웅상지역 재보궐선거에도 여성이 참여했듯이 선출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여성단체 역시 정치적 중립이라는 입장을 내세우며 정치를 등한시해서는 안된다.


엄아현(양산시민신문 기자)

지난해 화두는 단연 여성친화도시였다. 지난 6월 양산이 여성가족부로부터 경남 최초 여성친화도시로 선정된 것이다. 하지만 일선 취재현장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비아냥거리는 실소가 곳곳에서 나왔고 일부 여성단체도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여성친화도시가 무엇이고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단지 ‘여성친화’라는 말에 거부반응을 보였던 것이다.

여성친화도시는 ‘여성’이라는 키워드를 ‘도시개발’과 ‘정책결정’에 접목시키자는 것이다. 대부분의 정책 입안자나 도시 개발자가 남성이다 보니, 성인 남자의 기준으로 도시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을 막자는 것이다. 때문에 여성친화도시에 대한 전시성 홍보가 아닌 정확한 개념정립과 성 인지적 사고를 가질 수 있는 교육과 홍보가 절실히 필요하다.


서혜진(양산신문 기자)

여성과 남성의 역할을 논할 때 입버릇처럼 나오는 것이 ‘군대’와 ‘출산’이다. 모두가 알듯이 취업에서 군필 남성은 가산점으로 존중해 주지만 출산한 여성은 오히려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성과 남성의 차이를 인정해 주고 서로의 역할을 존중해 줄 때 진정한 여성친화도시가 될 수 있다.


서영옥(화인테크놀리지 대표)

양산이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고 하면 비웃는 사람들이 있는데,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당당히 말할 수 있다. 양산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가 맞다. 지리적 조건, 기후적 조건도 있지만 공장설립 인ㆍ허가 절차가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질서정연한 공단이 만들어 질 수 있는 것이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에서 여성친화적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공장과 주택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가 되도록 공장 신축 시 녹지공간 조성에 공장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의무화했으면 한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경력단절로 재취업을 원하는 여성들도 조금 힘든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약으로 병을 치료할 수는 없지만 일로는 치료할 수 있다. 땀을 흘리며 일을 하고 대가를 받아 가족과 함께 문화생활을 즐기는 기쁨, 그것이 일의 기쁨이다. ‘왜 일 하는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김수경(양산성가족상담소 소장)

무늬만 여성친화도시가 아닌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는 여성친화도시가 되어야 한다는 것에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동의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구체적인 사업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여성들 스스로도 여성정책을 제안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데 조금도 거리낌이 없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양성평등과 성 인지 교육은 꾸준히 진행되어야 한다.


정윤경(양산시청 여성친화계장)

여성친화도시 사업은 성 인지 관점이 필요한 기존의 사업들을 변화시키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때문에 작은 변화들이 모여야 비로써 여성친화도시라는 큰 성과가 나오는 것이기에 중장기발전으로 10년 계획을 세웠다. 여성친화도시가 출발한 지 이제 6개월이 됐다. 타 지자체들과 비교해 볼 때 빠른 속도로 정착해 가고 있다. 당장 눈앞에 가시적인 성과가 없더라도 천천히 변화해 가는 양산을 만드는데 행정력을 모으겠다.

첫 단계로 내년 1월 10일 여성친화도시조례가 공표된다. 30명 규모의 위원회를 조성해 많은 여성들의 제안을 여성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위원은 기존 여성단체보다는 분야별 전문가 위주로 뽑을 예정이며, 위원의 50%는 공모를 통해 일반 여성을 선정할 것이다. 또한 여성발전기금을 내년부터 원금과 이자를 함께 활용하는 방안으로 사업공모를 실시할 예정이다.


홍혜숙(양산가족폭력상담소 소장)

여성친화도시는 행복한 가정이 바탕이 된다. 최근 가정을 이룬 한 여성은 출산ㆍ육아ㆍ부모교육을 의무화시켜달라고 제안한다. 지금까지 친정어머니나 할머니, 산후조리원이나 산부인과에서 귀동냥으로 들어왔던 정보나 교육을 행정에서 맡아달라는 것이다. 혼인신고, 출산신고 등을 하면 의무적으로 그에 맞는 교육을 받도록 하는 정책이다.

또 봉사점수처럼 육아점수를 도입해 일의 개념이 아닌 봉사의 개념으로 타인의 육아를 도울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금전적 보상이 이뤄지는 일자리가 아니라 육아점수를 적립해 자신도 필요할 때 언제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었으면 한다.


최연화(양산가족상담센터 센터장)

전국여성인권대회, 세계여성인권대회 등 각종 여성인권대회의 1회 행사가 경남에서 이뤄졌다. 이는 저출산 속에서도 여전히 남아가 가장 많이 태어나는 곳이 경남이기 때문이다. 여성상위시대가 도래했다고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여교사가 많지만 교장ㆍ교감 등 관리직 교육공무원에 여성은 여전히 적다. 상위클래스로 갈수록 여성이 설 자리가 많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가정상담 일을 하다보면 안타까운 것이 많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성과 아이가 적극적인 저항으로 집을 뛰쳐나오면 갈 곳이 없다. 공공기관에서 이들을 보호해 주고 싶어도 법의 테두리에서는 방법이 없다고 한다.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기초생활수급자가 되던지, 소년소녀가장이 되면 도와줄 수 있다고 한다. 행정이 필요로 하는 서류가 만들어지지 않는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을 보호할 수 있는 새로운 법안이나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


서은주(양산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여성 스스로의 의식변화가 필요하다. 나약한 존재로, 보호받아야 할 존재로 남들에게 인식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조금 힘들더라도 타인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해내는 성취감을 젊은 여성들이 잊고 사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남성에게 의존하려는 사고에서 벗어나자.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사업으로 교육바우처 사업을 추천한다. 전문적 교육을 통해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포토샵이나 일러스트 과정을 마스터하면 디자인 회사를 창업할 수 있다. 능력이 없는 여성을 무조건 기업에 취직 시키는 것은 여성은 물론 기업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교육바우처 사업을 통해 전문직을 가지도록 해야한다.


박해숙(양산YWCA 부회장)

보육은 부모교육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물론 요즘 아기들 다루기 힘들다. 아기 3명에 보육교사 1명을 둬도 보육이 힘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젊은 여성들은 자신의 아기를 마치 물건처럼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보육시설에서 조금이라도 늦게 데려가기 위해 노력할 정도다. 사랑의 출발은 부모이고 교육의 출발도 부모여야 아이들이 올바르게 자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해 보육시설의 역할이 상당히 크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육교사들이 전문성과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하다. 여성친화도시를 위해 지자체는 보육시설 환경개선과 보육교사 복지 등에 노력해야 한다.


이기은(양산YWCA 사무총장)

여성친화도시를 위해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시에서 여성친화도시추진위원회를 조성해 운영할 예정이지만, 행정에 여성들 스스로가 먼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변화하는 여성들의 생각과 제언, 정책제안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양산YWCA에서 ‘양성평등을 위한 연구모임’을 제안한다. 각계 각층에 있는 여성들이 모여 허심탄회하게 토론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연구모임으로 발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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