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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年 12月 22日 동짓날,
동짓죽 한 그릇이 올 한해를 마무리한다.
올 한해도 그러고 보니 한 일주일밖에 안 남았는가 싶기도 하고, 어찌 그리 시간은 빨리도 흐르는지. 입춘이 어쩌고 저쩌고 24절기 중에서 동지 뒤에 남은 절기는 소한과 대한뿐. 그래서 그런지 동짓죽을 먹어도 기분이 그렇게 개운하지도 않고 또 한 살을 보태야 하니 나만이 그럴까.
나잇살만 안 보탠다면 동짓죽 맛이 얼마나 좋을까 나 혼자 생각해본다. 그러나 요즘은 먹을거리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요즘 사람들은 아예 동짓날 팥죽을 끓이지 않는 집이 많은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어린 시절에는 직접 농사 지은 쌀로 팥도 삶고 쌀을 물에 불렸다가 건져서 물기를 빼서 절구통에 쿵닥쿵 쿵닥쿵 찧어서 채로 쳐서 곱게 가루를 만들어 밥상을 앞에 놓고 온 식구들이 새알심을 비비던 추억이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현대화된 방앗간에서 쉽게 가루를 만들어 간편하게 식구 수에 따라 아주 조금 끓이고 한 번 정도 먹고 만다. 예전에는 많은 양을 끓여 이웃과도 나누어 먹곤 했다. 요즘은 이웃과 서로 나눔도 별로 없는 것 같기도 하고, 한마디로 별로 크게 신경 쓰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어르신네들이 집주위에 팥죽을 뿌리면서 일 년 동안 집안의 안녕을 두루 빌던 일도 지금은 많이 사라져 가고 있다. 요즘은 세월도 많이 흘렀고 먹을거리가 무궁무진하게 많고 많다. 그러나 고유의 아름다운 풍속마저 사라지는 것 같다 못내 아쉬움이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