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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식 양산대학교 부동산컨설팅과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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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생인 필자에게는 올해를 맞는 감회가 남다르다. 60년 만의 흑룡의 해. 피로에 지친 국민은 상서로운 기운이 한반도에 가득하길 염원하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했을 것이다.
유구한 역사 속에서 고난과 역경을 견디면서 열심히 살아온 한민족은 국가적 번영과 국민적 행복을 누릴 자격이 없는가? 자격은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고 우리 스스로 만들어 갈 수밖에 없다. 일제 강점기, 해방, 6.25동란과 전후 혼란기, 군사정권, 문민정부 등으로 이어진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노력으로 경제적으로는 상당한 성과도 얻었다. 그러나 경제성장만으로 국민의 행복과 지속 가능성을 보장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한때 부러워했던 신자유주의 미국식 모델이 양극화의 주범으로 이제 더 이상 모델이 될 수도 없다. 이에 국가운영의 틀을 제공하는 합리적 제도를 만들고 이를 운영할 인재를 육성하는 정치와 교육에 대한 근원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자유와 질서는 번영의 기반이다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로 유명한 시오니 나나미는 ‘ 자유 없는 발전은 없고, 질서 없이는 발전을 지속시킬 수 없다’는 말로서 국가 번영의 요건을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로마는 시민의 자부심과 책임의식, 포용력과 명확한 원칙 고수, 국가사회 기여에 대한 존중과 신분적 보장 등을 합리적으로 제도화하여 운영함으로써 반도의 소국에서 출발했지만 대제국으로 성장한 상태에서도 오랜 기간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자유는 다름이나 차이를 인정함으로써 시작되고 다양성에 대한 포용력의 크기에 따라 완숙도가 달라진다. 질서는 사회적 합의에서 만들어진 제도와, 기준이 엄정하고 공정하게 집행될 때 힘을 발휘하게 된다. 지난 반세기 동안 국민이 누릴 수 있는 자유는 크게 신장되었고 질서 유지를 위한 제도적 틀도 합리적으로 상당한 수준까지 개선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반세기 동안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이루어 낸 경제적 성과와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이념, 보수와 진보, 세대간, 지역간 대립, 심지어 정부 내의 부처간 이기주의에 이르기까지 상대방의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엄청나서 경제적 성과를 무색케 하고 국가발전의 최대 장애요소가 되고 있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지 않은가?
급속한 산업화, 도시화 과정에서 성장제일주의에 매몰되어 외면하거나 무시했던 소중한 것들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이제 집단 이기주의로는 성숙한 사회로 나아 갈 수 없음을 인식하고 자유에 따른 책임과 질서의 막중함을 깊이 있게 헤아릴 수 있는 시민이 되어야 함과 동시에 제대로 된 시민사회 구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야 한다.
우선 학교교육 정상화부터 시작하자
우리 교육열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부러워할 정도다. 사교육비를 포함하면 교육투자비는 선진국과 비교해도 적지 않다. 교육여건도 많이 개선되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항상 주요과제로서 교육분야의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노력이 계속되었으나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현재 교육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학교폭력, 왕따, 집단괴롭힘 등을 접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우려하지 않는 국민이 있을까? 그에 대한 책임은 교육당국자와 교육관련 종사자에게만 있지 않다. 입시위주의 제도에서 성적지상주의에 매몰된 학부모로 통칭되는 모든 국민이 암묵적으로 계속 용인해 온 결과가 아닌가?
이제 눈가림식 단기처방으로는 해결할 수 없음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무한적 탐욕을 버리고 조급성에서 벗어나 장기적으로 근본적이고 종합적 방안을 위한 국가적 논의의 장을 통해서 지속가능한 혁신적 대안을 만들어내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현재의 법제와 예산의 범위에서라도 대처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우선적으로 제시될 수 있는 방안은 학교교육 정상화이다. 성적중심의 입시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된 입학사정관제에서 초ㆍ중ㆍ고의 교육과정에서 소외되고 있는 체육ㆍ미술ㆍ음악 등의 실질적 운영과 이와 연계된 학내의 다양한 동아리 활동들을 제대로 평가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다. 학교는 전통을 잇고 변화를 추구하는 제도적 기관으로서 지ㆍ덕ㆍ체의 인격체를 양성하여 미래를 책임질 인력배출이 기본적 존재 이유다. 이러한 학교교육 정상화로 사회적 기반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밝은 미래를 보장할 수 있음을 인식하자.
다가오는 4월의 총선과 12월의 대선에서는 정치, 교육문제 등 분야별 주요 과제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들이 우리의 대표자로 많이 선출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