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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역리칼럼]도전 하는 삶 역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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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역리칼럼]도전 하는 삶 역마살

양산시민신문 기자 411호 입력 2012/01/03 11:46 수정 2012.01.03 11:09



 
↑↑ 손병호
역리학자
남강역술원장
 
작가 써머셋 모옴은 후기 인상파 화가 고갱의 일생을 모델로 한 소설 ‘달과 6펜스’에서 “자신들이 태어나야 할 곳에 태어나지 못하고 딴 곳에서 태어났다”는 생각을 가진 특이한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사람들은 “자기들이 태어난 곳에서는 오히려 나그네처럼 느끼며 친지들에게는 이방인처럼 행동하며 늘 미지의 고향에 대하여 항상 어떤 강한 향수를 느끼며 산다”고 설파하고 있다.

동양권에서는 이런 친구들을 한 마디로 역마살(驛馬煞)을 타고났다고 한다.

역마살이 세다고 하면 흔히 바쁘게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지칭하지만 기실 바쁘게 돌아다니지 않으면서 역마살이 센 친구들도 있다. 일이든 예술이든 어딘가 미쳐 있는 이들이다. 일에 미치면 장인이 되고 문학이나 예술에 미치면 문호가 되거나 아티스트가 된다. 즉 대가 반열에 든다. 물론 간혹 여자에 환장해 가정도 버리고 파락호가 되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다. 반면에 우리는 가끔 무던하게 잘 다니던 직장을 일없이 때려치우고 기질에도 맞지 않는 사업을 한다고 설치다가 구렁이알 같은 퇴직금만 날리는 사람들을 왕왕 본다. 이런 경우도 자신의 운명에 역마살이 기신(해로운 작용을 하는 운명요소)을 만나 광분하고 있는 시기였다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사주명리학에서 역마살은 백호살, 도화살처럼 인간의 운명에 영향을 끼치는 여러 신살(神殺) 중의 하나다. “당신 남편, 올해 역마살이 끼여 가을쯤 집을 떠날 팔자군”, “쯧쯧! 당신 아들 내년 초 역마살이 발동해 학교를 그만두고 집을 가출할 거야” 때때로 일부 사이비 역술인이나 사이비 무속인들이 이 살을 들먹이며 상담자들에게 부적을 강요하거나 기도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런 방식으로 역마살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경우가 많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무엇이 역마살인가? 각 계절의 시작이 되는 달을 의미하는 인(寅-봄), 신(申-가을), 사(巳-여름), 해(亥-겨울) 네 글자 중 하나가 지지(地支)에 있는 경우를 말한다. 물론 글자들이 두 개 이상이거나 겹치면 그 작용은 훨씬 크다.

사주에 역마살이 많으면 임기응변이 뛰어나고, 역마살이 관(官)을 지니게 되면 고관이 될 운명을 암시한다. 만약 재성과 함께하면 수만금의 돈을 번다고도 한다. 발이 넓어 어려운 취직부탁도 역마살이 강한 사람이 거들면 쉽사리 풀리는 수가 있다. 만약 관재수로 옥고를 치를 때 운에 역마살이 오면 뜻하지 않게 석방되기도 한다. 그러나 남명(男命)에 재(財-처)가 역마에 해당되면서 형충(刑沖)이 된다면 아내가 가출하는 경우도 있다.

그 작용이 크든 작든 결국 역마를 뜻하는 인신사해, 이 네 글자는 계절의 시작이라는 암시 속에 사업이나 삶의 새 출발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시작은 변화를 부르고 변화에는 망설임과 저항이 따르게 마련이다. 미지의 땅을 찾아 나서는 의지의 탐험가처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운명에 과감하게 맞서는 인생, 결국 성공을 쟁취하는 삶. 바로 역마살 사주다.

고 박영석 대장이 말했다. “가능한 일이라면 왜 도전해? 남들이 다할 수 없는 불가능한 일이니까 도전하지” 그렇다. 이야말로 진정한 역마살 인생인 것이다. 얼마나 멋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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