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하지만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여성전용주차장’을 접했을 때 깜짝 놀랐다. 주차면적이 넓고 출입구 가까운 곳에 여성전용공간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전용주차공간은 장애인이나 임산부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 차원에서 마련하는 것인데, 여성만을 위한 주차장이라니….
여성이 사회적 약자인가? 여성은 운전이 미숙하고, 걷기를 몹시나 귀찮아하는 사람으로 치부하는 것 같아 약간의 불쾌감도 느꼈다. 하지만 여성고객을 잡기 위한 고도의 마케팅이거니 하고 무시해 버렸다.
그런데 양산시가 공공시설에 ‘여성전용주차장’을 설치하겠다고 한다. 우선 시청에 73면의 여성배려주장을 설치해 지난 2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또한 2012년 당초예산에 ‘여성배려주차장’ 조성 명목으로 1천415만원의 예산이 올라왔다. 양산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고 있는 종합운동장, 국민체육센터 등 공공시설 5곳에 여성전용주차공간 103면을 만들겠다는 것인데, 전액 통과됐다.
시는 여성배려주차장은 주차장 범죄에 노출이 잘 되는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또한 일반여성보다는 아이나 노약자를 태우고 다니는 돌봄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라는 의미로 만들었다고 한다.
설득력이 없다. 주차장 범죄 대상이나 돌봄을 해야 하는 사람은 여성만이 아니다. 누구나 위험에 노출돼 있고 누구나 노약자를 돌봐야 한다. 조명을 높이고 방범CCTV를 설치하는 등 주차장 범죄 예방을 위한 사업을 해야 한다. 아이나 노약자를 우선 배려하는 선진시민의식을 키워야 한다.
결국 여성배려주차장 아이디어는 여성친화도시에서 비롯된 것이다. 양산이 지난해 6월 여성친화도시로 선정되고 선포식까지 대대적으로 했으니 올해에는 뭐라도 실적을 올려야 한다. 때문에 적은 예산으로 손쉽게 할 수 있는 여성배려주차장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 시점에서 여성친화도시의 개념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여성친화도시는 성인 남성의 기준으로 되어있던 기존의 사회정책과 도시개발에 ‘여성’이라는 키워드를 접목시키자는 것이다. 때문에 여성과 남성의 차이를 알자는 의미이지 여성을 사회적 약자로 배려하자는 것이 아니다.
여성배려주차장은 염연히 남성 역차별이다. 여성친화도시를 잘못 이해하면 이렇게 남성차별도시가 되기 십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