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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기고]예출어정 정출어근을 그리며..
교육

[기고]예출어정 정출어근을 그리며

양산시민신문 기자 412호 입력 2012/01/10 10:08 수정 2012.01.10 09:28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잠옷을 입고 슈퍼마켓으로 오는 학생들, 학교 등반대회 때 등산하기에 편한 등산복보다 치마를 입고 슬리퍼를 질질 끌어가며 등산가는 학생들, 친구들의 약점을 여러 사람들 앞에서 떠벌리는 학생들이 영웅시되고 있다.

어른들의 눈에 예절 바른 바람직한 모습 일명 ‘모범생’들은 ‘범생이’라 놀림을 받는 요즈음 가학적이고 냉소적인 비꼬는 언행에 삐뚤어진 행동을 나타내는 학생들에게 열광한다. 어른들의 관점에서 보면 예의 없는 ‘삐뚤어진 영웅’이요 학생들에게는 튀는 ‘개성적 영웅’이다. 이런 경향은 가정, 사회, 학교에서의 예절교육 소홀이나 텔레비전의 연예쇼 프로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요즈음은 꼭 반대로 행하며 속썩이는 청개구리가 참 많은 세상이다. 가정에서는 부모님 말씀을 잘 듣지 않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무례한 행동도 보인다. 착한 자식 보다는 공부 잘하는 자식을 우대하며 심지어 학생은 공부만 잘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모습들이 곳곳에 드러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은 연예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화제 삼아 이야기하고 비판적 시각이 아니라 무조건 따라 하려고 한다. 상대방을 향해 막무가내로 인격을 모독하고 비아냥거리며 가학적 언행에 환호하고 스스럼없이 받아들여 생활 속의 말, 행동처럼 쓰고 있다.

우리나라에 온 서양사람들은 대다수가 한국인의 예의범절을 높이 평가한다고 한다. ‘예출어정이요 정출어근(禮出於情 情出於近)’이라 하여 사람의 예의는 정으로부터 나오고 정은 가까운데서 나오는 참 예절이라 하였다. 존 린튼에 의하면 한국인은 과거에 없이 살면서도 한없이 낙천적으로 살아 왔으며 내 것 네 것 없이 살림을 나눠쓰는 너른 인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한국의 좋은 예절을 버려두고 다른 나라의 바르지 못한 것을 흉내 내어서야 되겠는가?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은 한국인답게 한국인의 예절을 먼저 몸과 마음에 익혀야겠다.

우리 사회는 예로부터 어른을 공경하고 아랫사람을 아끼는 미풍양속이 존재해 왔다. 지식정보화 사회를 거치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위계질서가 많이 흔들리고 사회 전반에 걸쳐 도덕적 해이 현상이 곳곳에 드러나고 있다.

매년 교육을 하면 할수록 더욱 인성지도면에서 힘들어지고 어렵다는 실감이 나는 요즈음, 예절 재무장 물결이 필요하지 않나 느껴 본다. 여러 지인들에게 경제, 사회, 문화 등은 디지털 세계로 나아가야 하지만 우리의 예절교육 만큼은 옛날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며 늘 말하곤 한다. 학부모들에게 자녀와 하루에 꼭 한 끼 식사의 밥상머리 교육을 당부하고 학생들에게는 ‘기초질서와 기본예절교육’을 매일 습득하도록 하여 인내심도 길러주고 올바른 예의범절도 가르쳐서 세계 속의 한국인으로 당당하게 살아가야 한다며 모범을 보이려고 한다.

예절 없는 오만함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각자 고개를 빳빳이 들고 서로를 노려보는 세상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참된 예절 바른 겸손과는 거리가 먼 비굴함으로 머리를 조아리는 자들의 세상은 생각만으로도 역겹다. ‘얼굴에 검댕칠을 한 연탄장수 아저씨한테 만날 때마다 꾸벅 인사하는 너는 참 바보다’라는 신형건 님의 ‘넌 바보다’가 오늘날의 사회에서 대접받는 세상을 그리며….

김홍표
양산초등학교 교사
본지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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