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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뜨겁게 겨울 나는 사람들 북부탁구동호회
네트를 넘나드는 건 바로 ‘이웃사랑’

노미란 기자 yes_miran@ysnews.co.kr 412호 입력 2012/01/10 11:16 수정 2012.01.10 10:36





생활체육의 종목 가운데 하나인 탁구. 생활체육이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탁구를 즐기는 것은 쉽지 않다.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탁구장으로 가야하는 번거로움 때문이다. 하지만 북부시장 상인들은 언제든 짬이 날 때마다 탁구를 즐기고 있다.


북부시장 1층에 마련된 탁구장
상인 중 30%가 짬짬이 운동


오후 네 시가 넘어서면 삼삼오오 라켓을 들고 시장 건물 1층으로 모인다. 1층 한가운데 있는 탁구장에 옹기종이 모여 탁구 게임을 하기 위해서다.

북부탁구동호회는 2004년에 만들어졌다. 결성되기 전부터 몇몇 상인들이 탁구대를 가져다놓고 탁구를 치기 시작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탁구대 1개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6개로 늘어났을 만큼 관심이 뜨겁다. 혼자 언제든 운동할 수 있도록 기계탁구대도 마련했다.

북부시장에서 일하는 140여명 중 30%가 탁구동호회 회원으로 짬짬이 탁구를 치고 있다. 회원 50여명으로 이 가운데 80%는 북부시장에서 장사하는 이들이다.

북부탁구동호회 창립 회원인 김정기(67, 북부동) 씨는 “탁구를 하기 전엔 화투판이 벌어지곤 했는데, 지금은 사라졌다. 화투판에서 놀아봐야 별 도움도 안 되고, 운동이 낫지 않겠나 싶어서 탁구를 하게 됐다”고 말한다.


탁구동호회, 북부시장 활력소
시장 특유의 정으로 ‘끈끈’


문종운(47, 북정동) 회장은 “회원이 상인이다 보니 시장 특유의 끈끈한 정으로 묶여 있는 것이 동호회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자랑을 늘어놓는다. 실제로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손님이 뜸해지는 가운데 탁구가 상인들의 소통 매개체로 자리 잡았다. 회원들은 틈나는 대로 어울려 탁구도 치고, 점심과 저녁 식사를 함께 하기도 한다. 탁구가 ‘생활’체육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그래서 북부탁구동호회는 연습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주로 여유가 많이 있는 네 시 이후에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일 뿐이다. 가게를 비워놓고 연습하다가 손님이 오면 다시 가게로 돌아가기도 한다.


타 동호회 비해 비용 저렴
365일 개방돼 비회원도 운동


비용이 다른 동호회에 비해 적게 드는 것도 장점이다. 회비와 구장사용료를 포함해 매달 2만원이다. 다른 동호회는 회비만 2만원이 훌쩍 넘는다. 동호회 회원이 아니라면 매달 2만5천원으로 언제든 탁구장을 이용할 수 있다. 탁구장이 시장 1층 한가운데 365일 개방돼 있기 때문이다. 개방돼 있더라도 도난이나 훼손된 적은 없다. 시장 번영회가 CCTV를 설치한 덕분이다. 

문 회장은 “탁구동호회가 결성되면서 자연스럽게 상인 간 왕래가 잦아졌다. 탁구가 없었다면 침체된 시장 분위기에서 서로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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