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커트비는 저금통에 넣어주세요”..
사람

“커트비는 저금통에 넣어주세요”

노미란 기자 yes_miran@ysnews.co.kr 412호 입력 2012/01/10 12:04 수정 2012.01.10 11:24
앞머리 커트비 기부하는 미용실 ‘퀸즈헤어’




“앞머리 자르러 왔다가 기부도 하네요”

미용사가 재능을 기부하고 손님이 성금을 보태고 있는 미용실이 있다. 남부시장 입구에 있는 퀸즈헤어 미용실이 그곳이다. 15평 규모에 종업원 2~3명이 일하는 미용실이 기부의 공간이 된 이유는 간단하다.

미용실 원장 윤영귀(35, 물금읍) 씨가 이발봉사를 하고 싶은 마음에 손님들이 내는 커트비를 성금으로 모으고 있는 것.

윤 씨는 “이발봉사를 하려면 미용실을 비워야 하는데 그럴 순 없고, 반대로 미용실서 하기엔 다른 손님들한테 방해될 것 같아서 고민 끝에 찾아낸 방법이 앞머리 커트비를 모으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2010년부터 이 미용실에서 앞머리를 자른 손님들은 커트비를 기부하고 있다. 손님들은 커트비를 원장이 아니라 계산대에 있는 돼지저금통에 직접 넣는다. 

앞머리 커트비는 2천원인데, 종종 3천원을 넣고 가는 손님도 있다. 일반 커트를 했지만 윤 씨의 재능기부에 일부러 성금을 보태는 손님도 생겼다. 불우이웃을 돕는 데 쓰인다는 취지에 ‘좋은 일 하신다’며 격려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지난 한 해 모은 돈은 50만원이 넘는다. 2010년에는 모은 20여만원을 부산 사회단체에 기탁했다. 올해는 양산에 있는 기관이나 단체에 전달할 생각이다. 윤 씨는 “양산시민들이 모은 돈이니 양산에 사시는 분께 전달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아직 기부처를 찾지 못했지만 1월 중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기부는 돌고 돌아 결국 본인에게 돌아오는 것이라고 말하는 윤 씨. 윤 씨는 “지금은 제가 돕고 있지만 나중에는 도움 받을 수도 있는 게 인생”이라며 “많든 적든 여력이 있을 때 나누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