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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숙(42, 중부동) 씨에게는 특별한 습관 하나가 생겼다. TV에서 사극을 볼 때면 줄거리보다 전통 장식구 등 소품에 눈길이 자연스럽게 가는 것이다. 차 씨가 부쩍 옛것에 관심을 보이게 된 것은 문화원에서 전통규방공예를 배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전통규방공예반은 지난해 10월 양산문화원(원장 정연주) 문화학교에 신설된 강좌로, 현재 김선미 강사의 지도 아래 10명의 여성 수강생들이 홈질, 감침질 등 다양한 바느질법을 배우고,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생활소품을 직접 만들고 있다.
‘전통규방공예’란 조선시대 양반집 규수들이 식구들을 위해 직접 생활용품을 만들어 쓰던 데서 비롯된 공예 장르다.
강사 김선미 씨는 “개인공방에서 소규모로 강좌를 열다가 문화원의 제안을 받고 문화학교 강좌를 열었다”며 “예전에 비해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것을 느낀다”고 말한다.
수강생들은 규방공예의 매력으로 화려한 서양의 퀼트와 달리 은은하면서도 정갈한 우리 고유의 멋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매주 수요일마다 문화원에 모인다. 주로 강사가 가지고 온 도면을 바탕으로 작업을 하고, 팔토시처럼 개인 신체사이즈에 맞춰야 할 경우 직접 현장에서 재단하기도 한다. 개강한 지 석 달이지만 연잎다포, 팔토시, 주머니, 바늘쌈지 등을 만들었고, 휴대전화 고리 같은 소품도 응용해 만든다. 실력이 쌓이면 조각보와 같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품도 만들 예정이다. 옹기종기 모여 바느질을 하며 서로의 작품이나 전시 이야기를 하면서 규방공예에 대한 매력을 느끼고 있다.
단추도 제대로 달지 못해 세탁소에 맡겨야 할 정도로 바느질과 거리가 멀었던 수강생 손영순(51, 물금읍) 씨는 “규방공예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손끝이 닳을 정도로 바느질 삼매경에 빠졌다”며 “잠도 안 자고 바느질하는 모습에 남편은 여전히 말리지만 우리 고유의 멋을 앞으로도 계속 배워나갈 생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