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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장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이 자신들의 고모가 예쁘게 앉아있는 신부 대기실이었는데요, 두 아이는 고모의 짙은 화장이 무척 낯선 모양이었습니다.
일단 수많은 친지들이 인사하고, 머리를 쓰다듬는 바람에 제대로 긴장해버린 두 아이를 다독여 대기실에서 기념사진부터 한 장 찍었는데요. 제가 결혼할 때만 해도 필름카메라가 예식장 사진기로 통용되던 시절이라 사진이 그렇게 많지 않은데, 확실히 필름에 큰 부담이 없는 DSLR의 등장은 결혼식장 풍속도도 많이 바꿔놓은 것 같더군요. 대기실에서부터 사진을 엄청나게 찍었을 뿐 아니라 신랑이랑 별의별 포즈로 사진을 많이 찍는 모습이었습니다.
아주 반가운 여동생의 친구들도 몇 명 만날 수가 있었는데요. 확실히 여동생의 결혼이 많이 늦어져서인지 10여년 전 풋풋함을 자랑하던 아가씨들의 곁에는 모두 자신들과 닮은 아이들이 달라붙어 있더군요.
다음 주 동생이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면 다시 집에서 술도 한 잔 해야 하고, 새로운 가족이 생겨 앞으로 이래저래 바쁜 일의 연속일 것 같습니다. 조카가 태어나면 멋진 외삼촌이 되어야지요. 사진도 듬뿍 듬뿍. 용돈도 듬뿍 듬뿍.
너는 절대 결혼하지 말고 아빠랑만 계속 사는 거야. 약속해.
안 돼! 결혼할 때까지만 아빠랑 행복하게 살면 되지.
아니, 요 꼬맹이 아가씨가 나이도 어린 게 언제부터 요렇게 똑부러지는 결혼관을 가지게 됐을까요? 소심한 아빠 마음 상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