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지붕이 덜컹 거린다 몇몇의 사내들이 팔려 나가고 나면 몇몇 사내들의 가슴팍엔 휑한 바람이 분다 등 굽은 어깨들이 옹기종기 모여 각자의 하루를 분질러 놓고 지펴지지 않는 하루를 쬐고 있는 동안 아무도 시작하지 않은 투전판이 벌어진다 한나절 시간들이 화투 패가 뒤집어 질 때마다 개평처럼 뜯겨나가 판돈에 뒤섞인다 팔려나간 사내들의 악착같은 하루가 저물어 지면 그제서야 남은 이들도 하루를 말아 접는다 구겨진 바지 아랫단을 툴툴 털어 내면서 아무도 내일을 묻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