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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빛과 소금]“잃은 것은 없고 얻은 것이 세 가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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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잃은 것은 없고 얻은 것이 세 가지 있습니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414호 입력 2012/01/31 10:59 수정 2012.01.31 10:10



 
↑↑ 강진상 목사
평산교회
 
공자의 조카에 공멸(孔蔑)이란 사람이 있었다. 공멸은 복자천(宓子賤)이란 공자의 제자와 똑같은 벼슬자리에 있었다.

하루는 공자가 지나는 길에 공멸에게 들러 이렇게 물었다. “너는 벼슬길에 나서고부터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느냐?”

이에 공멸이 이렇게 대답하였다. “벼슬을 하고부터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고, 잃은 것은 세 가지나 됩니다. 즉 공무가 너무 번잡하여 옷을 껴입은 듯합니다. 그러니 배운 것을 어찌 실천해볼 수 있겠습니까? 그 때문에 배운 것을 밝혀 볼 수 없습니다. 이것이 잃은 중의 하나입니다. 또 봉록이 너무 적어 죽 그릇밖에 안 됩니다. 그 죽을 친척에게 나누어 주지도 못합니다. 이 때문에 친척과 더욱 멀어졌습니다. 이것이 두 번째 잃은 것입니다. 다음으로 공사가 너무 급하여 남의 조문이나 문병을 갈 시간조차 없습니다. 이 때문에 친구들과 더욱 멀어졌습니다. 이것이 세 번째 잃은 것입니다”

공자는 이런 넋두리를 불쾌하게 생각하고는 다른 제자 자천(子賤)에게 물었다. “너는 벼슬을 하고부터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느냐?”

자천은 신이 나서 이렇게 말하였다. “제가 벼슬길에 나서고부터 잃은 것은 없고, 얻은 것은 세 가지나 있습니다. 처음 선생님께 글을 읽었던 것을 지금은 이행하여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문이 날로 분명해집니다. 이것이 첫 번째 얻은 것입니다. 또 봉록이 비록 죽만 먹기에도 모자라지만 그 죽이나마 친척에게 나누어 줄 수 있으니, 이로써 친척이 더욱 저를 가까이합니다. 이것이 두 번째 얻은 것입니다. 다음으로 공무가 비록 급하기는 하나 밤에라도 부지런히 조문과 병문안을 다닐 수 있으니, 친구들이 더욱 저를 친하게 여깁니다. 이것이 얻은 것의 세 번째입니다”

공자는 자천의 말에 자못 감개무량했다. 조카인 공멸에게 실망을 느낀 뒤라 한결 더 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자천을 칭찬하였다. “군자로다, 이 사람이여! 군자로다, 이 사람이여! 노(魯)나라에 군자가 없다면 어디서 그런 것을 배웠겠는가?”

공자는 가르친 보람을 자천에게서 흐뭇하게 느꼈던 것이다. 똑같은 일을 하고 똑같은 수입을 얻고도 한 사람은 잃기만 하는데 한 사람은 얻기만 하고 있으니 사람은 천층만층이요, 모든 것은 사람의 생각에 달렸고 마음먹기에 있는 것이다. 오늘도 장미의 가시만 보지 말고 꽃을 보며 향기를 느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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