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강진상 목사 평산교회 | ||
ⓒ |
하루는 공자가 지나는 길에 공멸에게 들러 이렇게 물었다. “너는 벼슬길에 나서고부터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느냐?”
이에 공멸이 이렇게 대답하였다. “벼슬을 하고부터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고, 잃은 것은 세 가지나 됩니다. 즉 공무가 너무 번잡하여 옷을 껴입은 듯합니다. 그러니 배운 것을 어찌 실천해볼 수 있겠습니까? 그 때문에 배운 것을 밝혀 볼 수 없습니다. 이것이 잃은 중의 하나입니다. 또 봉록이 너무 적어 죽 그릇밖에 안 됩니다. 그 죽을 친척에게 나누어 주지도 못합니다. 이 때문에 친척과 더욱 멀어졌습니다. 이것이 두 번째 잃은 것입니다. 다음으로 공사가 너무 급하여 남의 조문이나 문병을 갈 시간조차 없습니다. 이 때문에 친구들과 더욱 멀어졌습니다. 이것이 세 번째 잃은 것입니다”
공자는 이런 넋두리를 불쾌하게 생각하고는 다른 제자 자천(子賤)에게 물었다. “너는 벼슬을 하고부터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느냐?”
자천은 신이 나서 이렇게 말하였다. “제가 벼슬길에 나서고부터 잃은 것은 없고, 얻은 것은 세 가지나 있습니다. 처음 선생님께 글을 읽었던 것을 지금은 이행하여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문이 날로 분명해집니다. 이것이 첫 번째 얻은 것입니다. 또 봉록이 비록 죽만 먹기에도 모자라지만 그 죽이나마 친척에게 나누어 줄 수 있으니, 이로써 친척이 더욱 저를 가까이합니다. 이것이 두 번째 얻은 것입니다. 다음으로 공무가 비록 급하기는 하나 밤에라도 부지런히 조문과 병문안을 다닐 수 있으니, 친구들이 더욱 저를 친하게 여깁니다. 이것이 얻은 것의 세 번째입니다”
공자는 자천의 말에 자못 감개무량했다. 조카인 공멸에게 실망을 느낀 뒤라 한결 더 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자천을 칭찬하였다. “군자로다, 이 사람이여! 군자로다, 이 사람이여! 노(魯)나라에 군자가 없다면 어디서 그런 것을 배웠겠는가?”
공자는 가르친 보람을 자천에게서 흐뭇하게 느꼈던 것이다. 똑같은 일을 하고 똑같은 수입을 얻고도 한 사람은 잃기만 하는데 한 사람은 얻기만 하고 있으니 사람은 천층만층이요, 모든 것은 사람의 생각에 달렸고 마음먹기에 있는 것이다. 오늘도 장미의 가시만 보지 말고 꽃을 보며 향기를 느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