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초등학교 2학년 사춘기? 알고 보니
‘성조숙..
생활

초등학교 2학년 사춘기? 알고 보니
‘성조숙증’

노미란 기자 yes_miran@ysnews.co.kr 415호 입력 2012/02/07 11:15 수정 2012.02.07 10:22




초등학교 2학년의 딸을 둔 김 씨는 오랜만에 함께 목욕을 같이 하다가 깜짝 놀랐다. 8살 난 딸의 가슴에 멍울이 생긴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간 조금 비만이기는 했지만 키가 또래 아이들보다 작아 성 발달 과정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던 터라 걱정이 앞섰다. 김 씨는 고민 끝에 전문의와 상담하기 위해 소아청소년과를 찾았고, 검사를 마친 결과 딸은 이미 사춘기가 꽤 진행된 성조숙증 진단을 받았다. 그대로 두면 곧 초경도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자문_ 베데스다병원 양필순 소아청소년과장 
정리_ 노미란 기자 yes_miran@ysnews.co.kr


여아 8세, 남아 9세에 2차 성징
남아보다 여아에게서 주로 나타나


베데스다병원 소아청소년과 양필순 과장은 “ 아이들의 영양 상태가 좋아지고 매체를 통한 시각ㆍ청각적 자극이 풍부해지는 등 주변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유방발육, 음모발생, 초경 등 사춘기에 접어드는 2차 성징이 일찍 나타나 부모들이 당황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성조숙증심사결정자료에 따르면 성조숙증으로 진료를 받은 어린이 환자는 2006년 6천438명에서 2010년 2만8천181명으로 4배가량 증가했으며 성별로 보면 여자아이의 진료가 2만6천64명으로 92.5%를 차지해 남자아이 2천117명보다 10배가량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성조숙증은 아이에 국한되는 개인적이고 신체적인 문제가 아니다. 성조숙증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갑작스런 신체 변화 때문에 아이와 부모 모두 심리적으로 불안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춘기가 또래보다 빨리 왔다고 모두 성조숙증은 아니다. 성조숙증이란 제2차 성징이 여자아이에게는 8세, 남자아이에게서 9세 이전에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보통 남자아이보다 여자아이들에게 훨씬 많이 나타난다.

여자아이는 가슴 발달, 음모 출현, 초경 등이 주요 증상이며, 남자아이는 고환 성장, 음경 비대, 음모 출현 등의 증상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성조숙증은 정상 사춘기 발달 형태를 보이며 배란을 하고 정자 형성도 가능해 임신 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성조숙증으로 인한 신체적 변화로는 신장과 체중이 증가하고 골 성숙이 빨라지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로 인해 뼈의 성장판이 조기에 닫히면서 최종적으로 성인 신장은 작아진다. 또한 성인이 된 이후에도 유방암이나 조기폐경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 정신 발달 과정은 실제 연령에 맞게 진행된다. 가끔은 정서적 장애를 보일 수 있으나 심각한 정신적 문제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대부분 질환 없는 ‘진성’ 성조숙증
사춘기 진행 막는 근육주사로 치료


성조숙증은 진성 성조숙증과 가성 성조숙증으로 나뉜다. 진성 성조숙증은 ‘시상하부-뇌하수체-성선축’이 빨리 성숙돼 나타나는 경우이고 가성은 성조숙증은 그렇지 않은 경우이다. 진성 성조숙증에서 가장 흔한 유형은 특별성 성조숙증으로, 이는 특별한 질환이 없이 2차 성징이 나타나는 경우이다.

가성 성조숙증은 여자아이의 경우 난소의 질환에 의해 발생한다. 이는 불완전형 성조숙증에 해당하는 것으로 유방조기발육증, 음모조기발생증, 초경조기발생증 등이 있다. 남자아이의 경우 에스트로겐 호르몬의 균형이 깨질 때 나타나는 여성형 유방 등이 있다.

양 과장은 “이밖에 뇌의 기질적 병변(시상하부 과종, 뇌종양, 뇌수종, 간염, 뇌상 등)이나 뇌방사선 조사, 갑성선기능저하 등의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상담을 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진단은 가족력과 과거력 확인과 함께 체중, 키, 체질량지수, 성 성숙도, 골연령 측정(성장판검사), 호르몬 검사가 포함된다. 모든 남자아이와 6세 이하의 여자아이는 CT와 MRI 스캔을 실시한다.

성조숙증 치료는 사춘기를 지연시키는 근육주사를 4주마다 투여하는 방법이 있으며, 치료하는 동안에는 2차 성징이 사라지고 사춘기가 지연된다. 성조숙증 치료는 사춘기가 시작되어도 괜찮겠다는 시기에 중단하게 된다.

더불어 성조숙증은 예방을 통해 막는 것도 중요하다. 비만인 경우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을 분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채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식단이 좋다.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규칙적인 식습관과 함께 운동, 충분한 휴식과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부모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Tip  우리아이 성조숙증 체크리스트
베데스다병원 소아청소년과 양필순 과장은 “성조숙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녀가 아래의 증상을 보이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아이의 사춘기 진행 과정을 지켜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래는 성조숙증을 의심할 수 있는 항목들이다.

1. 또래 아이들보다 가슴 발달, 음모, 초경, 고환의 크기 증가 등 2차 성징이 빨리 나타난 경우
2. 엄마가 초경을 빨리 한 경우
3. 비만이거나 체지방이 많은 경우
4. 추위나 더위를 지나치게 많이 타는 경우
5. 육류를 좋아하며 패스트푸드를 자주 먹는 경우
6. 집 밖에서 놀기보다는 집 안에서 TV를 시청하거나 컴퓨터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경우
7. 어릴 때부터 정서적으로 조숙한 경우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