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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계동 한글교실은 개학도 하기 전에 이미 배움의 열기로 뜨겁다. 지난해 12월 한글교실이 끝나고 3월 새로 시작하기까지 두 달 간 공부를 쉴 수밖에 없는 어르신들을 위해 문해교사 김현실(41, 덕계동) 씨가 한 달 앞당겨 수업을 시작한 것이다. 어르신들은 “두 달 쉬게 되면 힘들게 배운 것을 다시 잊어버릴 것 같았는데 선생님이 흔쾌히 수업해준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문해교육 필요성에 공감해 활동 시작
문해교사는 글을 읽고 쓰는 데 어려움이 있는 성인들에게 글을 가르칠 수 있는 전문가로, 양산에서는 2010년 초 시가 문해교사 양성과정을 개설하면서 등장했다. 덕계동 한글교실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 씨 역시 문해교사 양성과정을 밟고 2010년 10월부터 덕계동에서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김 씨가 문해교사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은 평소 복지에 관심이 많았던 데다 덕계2마을 통장을 맡고 있으면서 문해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2010년 당시 경로당에 계신 어르신들이 한글을 잘 모르는 것을 보고 가르쳐드리겠다고 약속했는데, 마침 문해교사 양성과정 개설 소식을 듣고 등록해 활동하고 있다.
손뼉치고 노래하는 건강한 수업 추구
2010년 10월부터 덕계동 한글교실을 이끌고 있는 김 씨의 수업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우선 수업에서는 어르신들이 쉽게 한글을 배울 수 있도록 일대일 방식으로 순회지도를 통해 어르신마다 틀린 부분을 짚어준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쓰며 입으로 읽는 삼박자 원칙도 강조한다. 그래야 틀린 부분을 정확히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글을 가르칠 때도 함께 스트레칭을 할 때도 따뜻하게 손을 잡거나 안아준다. 김 씨는 “관계를 맺는 데는 스킨십이 좋다”며 “어르신들이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한 번이라도 손을 더 잡아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김 씨는 수업 때마다 어르신들에게 서두르지 말라고 당부한다. 한글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되려 안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업하면서도 손뼉치고 노래 부르는 등 즐거운 분위기를 만든다.
스트레스 없이 배울 수 있어 ‘인기’
권계순(80, 덕계동) 씨는 “한글을 잘 모르는 노인들의 마음을 이해하며 쉽게 설명해주는 게 어찌나 좋은지 모른다”며 “두 시간 동안 앉아있어도 피곤한 줄을 모른다”고 말했다. 임전복(73, 덕계동) 씨도 “수업이 끝나더라도 같이 운동하면서 즐겁게 해준다”며 김 씨를 칭찬했다.
김 씨는 “어르신들의 꿈은 한글을 깨우치는 데 그치지 않고 졸업장 받을 때까지 공부하는 것, 죽기 전까지도 공부하는 것”이라며 문해교육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또한 “문해교사로 첫발을 내디딜 때 당시 어르신들과의 약속이 있었고, 지금도 한글교실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더욱 열의를 가지고 활동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