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방지를 위한 중학교 체육수업 확대 방침을 놓고 양산지역 일선 교육현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당장 3월 새 학기부터 이를 시행하라는 것인데, 개학을 2주 앞두고 교육과정을 처음부터 새로 짜야할 형편이다.
양산교육지원청은 교육과학기술부가 마련한 중학교 학교폭력 대책을 시행하기 위해 새 학기부터 중학교 1~3학년까지 1주일에 모두 4시간씩 체육수업을 확대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중학교는 ‘3-3-2(1ㆍ2학년 3시간, 3학년 2시간)’ 시스템으로 체육수업을 실시해 왔는데, 이제는 ‘4-4-4(모든 학년 4시간)’로 제도를 바꾼다는 것이다.
이같은 방침은 교과부가 지난 6일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통해 올해 2학기부터 중학교에 체육수업을 확대해 학교폭력예방에 활용한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하지만 일주일 뒤인 지난 13일 ‘2학기가 아닌 1학기부터 시행하라’고 시행 시기를 바꿔 지시했다. 이같은 내용이 양산지역 일선 교육현장에 전달된 것은 지난 17일. 새 학기 개학을 불과 2주 남짓 앞둔 시점이다.
때문에 일선 중학교들은 개학을 코 앞에 둔데다 3월 정기인사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체육수업을 늘이기 위해 새 학기 교과과정 전체를 새롭게 짜야해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한 중학교 교사는 “지난 1월에 새 학기 시간표를 모두 짜놓은 상태에서 교육당국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데, 그렇다고 교과부 방침을 외면하기도 쉽지 않아 일선 중학교들은 난리 그 자체”라며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학교폭력 대책을 마련했다는 사실을 정부가 국민들에게 대대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강압적인 방법으로 중학교를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토로했다.
부랴부랴 교육과정을 재편성했다 하더라도 문제는 늘어난 체육수업을 맡아줄 체육강사 확보가 쉽지 않다.
경남도교육청은 27일까지 양산지역에 16명의 체육강사를 확보하라며 예산지원을 약속했지만, 양산교육지원청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양산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최소 체육2급 정교사 자격증을 가진 강사를 하루아침에 16명이나 채용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며 “더욱이 주5일 수업제 전면시행으로 초등학교별로 새로 채용한 토요일 체육 지도강사들이 중학교 강사에 지원하기 위해 빠져나오고 있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