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대취타는 조선시대 왕을 비롯한 관리들의 공식적인 행차에 따르는 행진음악이다. 현재는 큰 행사나 나라에 중요한 일에 대취타가 등장한다.
이런 이유로 대취타를 연주하는 취타대를 주위에서 찾아보긴 힘들다. 대구나 부산 같은 대도시에도 시민취타대는 1~2개에 불과하다. 양산에도 아직 취타대가 없다. 하지만 올해는 취타대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태평소 잡은 지 만 5개월
아리랑에 소양강 처녀 연주
대취타 연주를 목표로 태평소를 배우고 있는 이들이 있다. 덕계동 주민자치프로그램 태평소반 수강생들이 그 주인공이다.
덕계동 주민자치프로그램 태평소반(이하 태평소반)은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박성출 씨의 지도 아래 현재 9명의 수강생들이 일주일에 4시간씩 태평소를 배운다.
수강생 모두 사물놀이를 배우고 있지만 태평소는 처음이다. 처음 소리를 내는 데 일주일 정도 걸렸지만 지금은 아리랑, 도라지타령, 풍년가 등을 연주할 정도로 실력도 늘었다. 연주법만 바꾸면 대중음악도 가능하다. 지난해 말 덕계동 주민자치프로그램 발표회에서 소양강 처녀를 연주해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박 씨는 “작년엔 연주가 윽박지르는 느낌이 있었다면 지금은 태평소 본연의 울림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며 실력을 평가했다.
이렇게 되기까지에는 수강생들의 열정이 숨어 있다. 일주일에 한 번인 수업을 두 번으로 늘렸고, 연습 장소가 마땅치 않아 남들보다 일찍 출근해 연습한 수강생도 있다.
변동수(43, 덕계동) 씨는 “주택이든 아파트든 남들에게 방해되기 때문에 연습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남들이 출근하기 전에 사무실에 먼저 나가 연습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여건이 좋지 않음에도 태평소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시민취타대’때문이다.
취타대는 태평소, 나발, 나각 등 부는 악기인 취(吹)악기와 북, 장구, 징, 자바라 등 때리는 악기인 타(打)악기로 이뤄져 있는데, 이 가운데 태평소만 유일하게 멜로디를 연주한다.
박 씨는 “다른 악기는 쉽게 배울 수 있는 반면 태평소는 까다롭다”며 “태평소반만 잘 운영된다면 취타대 결성도 가능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시민취타대 결성 목표로 연습 매진
올봄 4개동 체육대회서 첫 선 준비
이를 위해 이들은 올봄 웅상지역 4개동 연합 체육대회에서 주민에게 첫 선을 보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아리랑과 같은 삼박자를 행진에 맞도록 사박자로 변형해 연습한다. 나발이나 나각 같은 악기를 다뤄보기도 하고, 공연에 쓸 취타모와 쾌자(취타대 의상)도 마련했다.
박 씨는 “문화적으로는 사라져 가는 전통의 소중함을 돌아보고 지역적으로는 웅상지역이 분동되기 전 대동제 등을 통해 화합했던 것처럼 각 동 주민들이 취타대에 참가해 화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