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따르릉” 울리는 전화벨로 눈떠보니 며칠 만에 보는 햇살이 눈부십니다. 내심 어제처럼 흐린 날씨를 기대했지만 쨍쨍한 하늘도 나쁘지 않군요. 집 앞에서 기다리는 지인에게 미안한 마음에 얼른 카메라 가방을 꾸리고 아직 덜 깬 정신을 가다듬고 집을 나섭니다. “날씨 참 얄궂다”며 아침 첫인사를 나누고 나니, 아니나 다를까, 이놈의 얄궂은 하늘은 빗방울을 두두둑 뿌려주는군요.
통도사는 한국의 3대 사찰로 부처의 진신사리가 있는 절로 유명합니다. 13개의 크고작은 암자와 큰 규모에 비해 고즈넉한 풍경은 불자와 절을 찾은 방문객의 마음을 만들어주기에 충분합니다.
만첩홍매화는 만첩홍매실이라 불리기도 하는 매화의 일종인 소교목입니다. 본종인 매화가 백색인 반면 홍매화는 분홍빛에 가까운 붉은색이며 3~4월 봄이 시작되면 습기가 적당한 양지 바른 곳에서 잎이 나기 전 먼저 피어납니다.
통도사의 홍매화는 봄의 시작을 알리는 첫꽃으로 긴 겨울을 기다리는 사진사들을 흥분시키기 충분합니다. 고즈넉한 사찰의 정원에서 피어나는 홍매화는 그 환경과 분위기가 독특해 매년 이맘때가 되면 많은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통도사를 찾을 때마다 비가 오는 기이한 경험을 한 저로서는 이 상황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다행히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며 홍매화를 만날 수 있었지만 아직 만개하지 않은 홍매화와 짖꿎은 하늘이 아쉬움만 더해주는군요.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