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그루 나무가 있다
나무 옆에는 연못이 두껍게 얼어 있다
나무는 연못에 물을 담아두었다 길어 마시며
오랫동안 목마름의 깊이로 출렁였다
그렇게 연못도 물이 늘었다 줄어드는 것을
나무 속을 드나들며 알았다
겨울 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던
넘어지면 서로 빠질 듯한 거리
그 거리를 좁혀 마주한
나무와 연못
그윽하게 서로 눈만 바라보고 있더니
가운데부터 그렁그렁한 눈우물 솟아
순간 연못에 얼음이 쩌억,
이제 오래 전 나무에게서 받아두었던
연못의 물이 나뭇가지의 눈으로
옮겨가는 중이다
최창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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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순아 시인 한국문인협회 양산지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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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과 나무와의 관계를 정갈하게 보여주는 이 시는, “나무는 연못에 물을 담아 두었다 길어 마시며 / 오랜동안 목마름의 깊이로 출렁였다”의 표현에서 합일 할 수 없는 세상과의 화해와 따뜻함이 배어나옵니다.
결국 나무의 “눈”이 움트는 것은, 연못이 보낸 물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 나무와 연못의 풍경 참 정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