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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년 3월 8일 미국의 1만5천여 여성 섬유노동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정치적 평등권과 노동조합 결성, 임금인상 등을 위한 운동을 위해서였다. 이를 계기로 여성들의 연대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나라마다 여성운동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후 1975년 유엔에 의해 3월 8일은 세계여성의 날(International Women's Day)로 공식 지정됐으며, 국가마다 여성들의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업적을 기리고 있다.
“중국에서는 복지가 좋은 회사의 경우 보너스가 나오기도 하고, 회사를 하루 쉬기도 합니다. 선물로 장미꽃이나 초콜릿도 줍니다. 또, 축제나 행사 같은 것도 열려요”
쉬진링(28, 어곡동) 씨가 중국의 세계여성의 날에 대해 한국말로 또박또박 설명하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보너스를 받고 휴무를 할 정도로 기념한다는 얘기가 나오자 참석자들은 놀란 눈치였다.
특히 다문화이주여성보다 한국인 참석자들이 더 놀라는 모습이었다.
2008년 결혼해 2009년부터 양산에서 살기 시작한 쉬진링 씨는 “한국은 세계여성의 날을 안 챙기는 것 같아요. 여성주간은 있다고 하는데 ‘왜 여성의 날은 모르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설명했다. 한국처럼 중국도 가부장적인 편이지만 그날 하루만큼은 여성들이 쉰다. 결혼한 뒤로는 한국인 남편이 눈치를 채고 집안일을 도와주면서 챙겨줬다고도 했다.
지난 8일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는 중국, 일본, 캄보디아,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 다문화이주여성들이 모여들었다.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각자의 나라에서 이루어지는 세계여성의 날 문화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이영화 센터장은 “오늘 아침뉴스에서 ‘세계여성의 날’은 언급되지 않았을 만큼 한국에서는 관심이 없지만 외국에서는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념일”이라며 “여성의 권리를 잊지 말자”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온 주다오(43, 동면) 씨도 베트남 문화에 대해 “세계여성의 날이 되면 직장에서는 남자 동료들이 여자 동료들에게 작은 선물을 줍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베트남에서는 세계여성의 날 외에도 5월 10일을 어머니의 날, 10월 20일을 베트남 여성의 날로 지정해 여성을 존중하는 기념행사가 열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