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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년 3월 8일 미국의 1만5천여 여성 섬유노동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정치적 평등권과 노동조합 결성, 임금인상 등을 위한 운동을 위해서였다. 이를 계기로 여성들의 연대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나라마다 여성운동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후 1975년 유엔에 의해 3월 8일은 세계여성의 날(International Women's Day)로 공식 지정됐으며, 국가마다 여성들의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업적을 기리고 있다.
2009년 사할린에서 한국으로 영주귀국한 이순자(65, 상북면) 씨. 이 씨는 지난 8일 남편으로부터 장미꽃을 선물 받았다. 집안일도 남편이 도왔다. ‘세계여성의 날’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사할린에선 ‘국제부녀절’ 또는 ‘여성명절’이라고 흔히 불러요. 이날엔 남편은 아내에게 최고의 선물로 꼽히는 꽃을 선물합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에는 사할린 동포들이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미리 준비한 장미꽃과 선물을 여성에게 전달하며 행복과 건강을 빌었다. 또한 떡, 고기, 과일 등을 나눠먹기도 했다.
이처럼 사할린 동포들에게 세계여성의 날은 일 년 중 빼놓을 수 없는 축제의 날이다.
사할린임원회 최정우(69) 회장은 “3월 8일은 남자가 여자를 위해 축하하는 국가공휴일이죠. 이번 행사는 70여명의 회원들이 매달 내는 회비로 준비했습니다. 진심으로 축하하고, 앞으로 얼마나 살지는 모르겠지만 행복하게 삽시다”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한국에서는 세계여성의 날(3월 8일)보다 여성주간(7월 첫째주)에 여성 관련 행사가 더 많은 만큼 사할린 동포들이 한국서 맞이한 첫 세계여성의 날의 기억은 더욱 선명하다.
이승욱 씨는 “2010년에는 관리사무소 여성 직원에게 꽃도 주고 음식도 나눠줬더니 신기해했습니다. 사할린에서는 당연한 일”이라며 사할린 생활을 떠올렸다. 이 씨는 “한국에 온 뒤로 크게 기념하지 못해 아쉽지만 문화를 잊지 않고 축하하려고 노력해요”라고 덧붙였다.
사할린 동포들의 영주귀국을 돕고 적응을 위한 캠프를 운영하며 사할린 동포를 가까이서 지켜본 대한적십자 양산지구협의회(회장 윤애경) 회원들도 참석해 함께 축하를 받았다.
윤애경 회장은 “세계여성의 날이라고 따로 축하 받은 적이 없었는데, 사할린 동포 어르신들이 마련한 행사에 올해로 3년째 참가해 축하 받고 꽃도 선물 받아서 기쁘고요. 앞으로도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