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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아름다운 우리말]‘산 말’과 ‘죽은 말’..
생활

[아름다운 우리말]‘산 말’과 ‘죽은 말’

양산시민신문 기자 420호 입력 2012/03/13 15:55 수정 2012.03.13 03:58



 
↑↑ 유영호

·시인, 수필가
·양산문인협회 회원
 
순우리말 단어가 몇 개나 될까요? 표준국어대사전(1999년)에 실린 표제어는 44만262개이고 그 가운데 고유어는 11만1천299개(25.28%)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순우리말’을 ‘고유어’라고 일렀습니다. 그 많은 말 중에 자주 씌여서 살아있는 말과 사람들이 외면해서 죽어버리는 말이 있습니다. ‘자두’처럼 사람들이 자주 사용한 말은 생명을 얻어 산 말이 되었고, ‘오얏’처럼 쓰지 않는 말은 죽은 말이 되는 것이지요. 또 한자로 된 ‘비행기’(飛行機)라는 말은 한문이고 우리말은 ‘날틀’인데 사람들이 날틀이라는 말은 쓰지 않아서 생명을 얻지 못하고 죽은 말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새로 생긴 말을 몇 가지 알려 드리겠습니다.

‘도우미’ 1993년 대전엑스포에서 처음으로 사용하기 시작된 말로 예전에는 파출부라고 했었지요.

‘개똥녀’ 지하철에서 애완견의 배설물을 치우지 않은 것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져 사회적 물 의를 일으킨 여성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2005년에 국립국어원 ‘신어’ 자료집에 수록된 단어입니다.

‘낙바생’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처럼 아주 어려운 취업에 성공한 사람을 비유적으 로 이르는 말.

‘다둥이 가족’ 자녀를 많이 둔 가족을 말하는 말이며 2005년에 국립국어원에 등록된 신조어 입니다.

‘대포폰’ 다른 사람의 명의로 개통한 휴대 전화를 뜻하는 말로 한자 大砲와 영어 phone이 결합된 말이며 2004년 국립국어원에 신어로 등록이 된 말입니다.

아마 몇 십 년 후에는 더 많은 우리말이 죽고 요즘 청소년들이 쓰는 축약된 단어가 생명을 얻을 것입니다.

이제 재미있는 뜻을 가진 말을 몇 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나부대다’ 조심히 있지 못하고 철없이 납신거릴 때 나부댄다고 합니다.

‘능갈치다’ 능청스럽게 잘 둘러대는 재주가 있다는 뜻입니다.

‘부랴부랴’ ‘불이야 불이야’가 줄어서 된 말입니다. 즉 불이 났다고 소리치면서 내달리듯이 매우 급히 서두르는 모양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당나발 불다’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하는 것을 뜻합니다. 허풍쟁이들이 말도 안 되는 것을 떠벌일 때 당나발분다고 하면 되겠지요.

‘얼간이’ 소금에 조금 절이는 것을 ‘얼간’이라고 하는데 ‘얼간’에 사람을 뜻하는 ‘이’가 결합 된 말로 대충 간을 맞춘 것 처럼 다소 모자란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노가리’ 명태의 새끼를 말하지만 거짓말을 속되게 표현하는 말도 됩니다. 아마 명태가 많은 새끼를 까는 것과 같이 말이 많다는 것을 빗대어 쓰다가 그렇게 변한 것 같습니다.

‘뚱딴지’ 여러해살이 풀이름으로 일명 ‘돼지감자’를 뜻합니다. 완고하고 우둔하며 무뚝뚝한 사람’을 빗대어 가리키는 말로 쓰이다가, 요즘은 상황이나 이치에 맞지 않게 엉뚱한 행동이나 말을 하는 것을 뜻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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