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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11시 30분 북정근린공원. 정계옥 어르신(73)이 불룩한 비닐봉지 하나를 박복순 삼성동적십자봉사회장에게 건낸다.
“어무이 이게 뭔교?”
“봄 쑥 아이가. 이렇게 고생하는데 뭐 줄 건 없고, 쑥 좀 캐왔지”
“아이고, 뭘 이런 걸 다. 고맙습니데이. 어무이 얼릉 식사하이소”
봉사의 기쁨만이 아니다. 이렇게 꽃샘추위도 녹이는 따뜻한 우리네 정을 느낄 수 있어 박복순 회장은 이 일이 너무 좋다.
삼성동적십자봉사회는 지역 어르신에게 따뜻한 점심 한 끼를 제공하는 ‘어르신 무료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11시 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진행되는 무료급식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박복순 회장은 “위생적인 환경을 갖춘 적십자 급식차량에서 회원들이 직접 3~4시간에 걸쳐 1식 4찬의 식사를 만들고 있다”며 “전문영양사의 자문을 받아 어르신들의 입맛과 건강을 고려해 식단을 만들기 때문에 많은 어르신들이 찾아주신다”고 말했다.
아직 꽃샘추위가 완전히 물러나진 않았지만 이날도 200명이 넘는 어르신들이 공원을 찾았다. 적십자봉사회 회원 30명뿐 아니라 삼성동사무소, 삼성동파출소 직원들까지 일손을 보탰다. 이날의 인기메뉴는 소고기가 듬뿍 담긴 미역국과 부들부들한 계란찜. “맛있네~”를 연발하시는 어르신들께 모자란 반찬을 날라주는 손길이 분주했다.
박 회장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식사 한 끼 제대로 못하시는 어르신들은 물론 집에서 홀로 식사하시기가 적적하신 어르신들까지 모두 찾아 오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넉넉히 식사를 마련했다”며 “지팡이를 짚고 어렵게 외출을 하시더라도 매주 공원에서 벗들과 함께 식사를 하시면 심신의 건강을 찾으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삼성동적십자봉사회는 다시 겨울추위가 시작되는 11월 말까지 무료급식을 이어갈 예정이다. 장맛비로 야외식사가 힘든 8월 한 달은 제외한다.
박 회장은 “무료급식은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에서 급식차량과 비용을 지원해 운영할 수 있는 것”이라며 “시민들이 십시일반 모금하는 적십자 회비로 이뤄지는 활동이니만큼 보다 더 많은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대접해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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