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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빛과 소금]관심과 사랑을 가진 따뜻한 마음..
오피니언

[빛과 소금]관심과 사랑을 가진 따뜻한 마음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2/03/27 10:50 수정 2012.03.27 10:51



 
↑↑ 강진상 목사
평산교회
 
빅토르 에밀 프랑클(1905~1997)은 언어치료(logotherapy)의 창시자다.

어느 날 그는 피로에 싸여 곤히 잠들어 있었다. 그런데 새벽 2시께 전화벨이 울려 그의 잠을 깨웠다. 그리고 착 가라앉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당신이 그 유명한 정신과 의사인 프랭클인가요?”, “그렇습니다만” 그러자 그 여인은 말했다. “밤늦게 죄송해요. 그러나 전 살 힘이 조금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 죽으려 합니다. 제 손에는 한 움큼의 약을 쥐고 있어요. 이제 저는 이 약을 먹고 죽겠어요”

놀란 프랭클은 다급하게 설득하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어떤 경우에도 자살해서는 안 됩니다. 죽을 각오로 노력하면 극복하지 못할 어려움은 없습니다”고 하면서 그녀의 마음을 바꾸려고 열심히 설득했다.

한참 이야기를 나눈 후 그녀는 프랭클이 제의한 대로 자살을 미루는 대신 당장 만나야겠다고 말했다. 프랭클은 그렇게 하겠다며 약속 장소에 먼저 도착해 그녀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프랭클은 마음속으로 자기가 한 말 중 어떤 말에 그녀의 자살을 멈추게 한 것인지 생각해 봤으나 확실히 알 도리가 없었다.

얼마 후 그 여인이 나타났고 프랭클은 그 여인에게서 다음과 같은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저는 선생님이 저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요. 제가 자살할 마음을 바꾼 것은, 생판 모르는 여자가 밤늦게 전화해 죽겠다고 넋두리를 늘어놓는데도 전혀 싫은 기색 없이 나를 살리려 애쓰시는 선생님의 열정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사람이 있는 세상이라면 나는 아직은 이 세상에서 살아갈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것이 내가 자살을 멈추게 했지요”

죽으려던 사람을 살게 한 것은 고도의 언어치료 기술에 의한 것도 아니고 논리적인 설득력에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다만 한 가지, 관심과 사랑을 가진 따뜻한 마음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지닌 따뜻한 마음을 보여 줄 수만 있다면 살만한 가치가 있는 세상이라 확신하게 될 것이다.

김용석의 ‘일상의 발견’ 중에서 “관심(關心)이 있어야 관찰(觀察)이 따라온다. 즉 마음을 열어두고 있어야 성실하게 살펴보게 된다. 이럴 때, 관찰은 마음의 눈으로 보는 것이다. 그리고 성실한 관찰은 반드시 사고를 자극한다. 즉 생각하고 성찰하게 만든다”는 내용이 있다.

이것은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일상생활 가운데 사람과 사물 그리고 공동체 안의 사정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면 자기반성을 하게 되고 남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 누구나 ‘일상의 지성인’이 되는 것이다.

존 템플턴은 “타인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순수한 관심뿐이란 걸 기억하라”고 했다. 실제로 우리가 줄 수 있는 것은 관심이다. 그리고 관심이란 사랑이다.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 걸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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