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고전 읽기의 즐거움, 아시나요..
사람

고전 읽기의 즐거움, 아시나요

노미란 기자 yes_miran@ysnews.co.kr 입력 2012/04/17 09:52 수정 2012.04.17 10:00
■ 향교 전통문화학당 고전 읽기반을 찾다




고전(古典)이 중요한 시대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천년 세월 속에 살아남은 만큼 고전은 인간의 삶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친다. 하지만 막상 고전을 읽으려면 엄두가 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고민만 하다가 포기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하지만 양산향교에서 고전 읽기는 즐겁고 흥미롭다. 때로는 머리를 내리치는 깨달음이 찾아오기도 한다. 



---------------------------

향교 화요일마다 고전읽기반
30~70대까지 50여명 ‘사서’ 공부


교동마을에 위치한 양산향교에서는 매주 ‘고전 읽기반’이 열리고 있다. 화요일 오전 열 시 무렵이면 수강생들이 삼삼오오 찾아오기 시작한다. 강의를 듣겠다고 등록한 사람만 70여명. 이 가운데 간혹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하는 이들을 제외한, 꾸준히 향교를 찾는 이만 50여명이다. 적게는 30대에서 많게는 70대까지 나이대도 비교적 다양하다.

이들은 유교의 기본 경전인 사서 ‘대학(大學)’, ‘논어(論語)’, ‘맹자(孟子)’, ‘중용(中庸)’을 배우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학은 4개월, 논어는 2년, 중용은 7개월, 맹자는 5년 등 사서를 익히는 데 어림잡아 10여년의 세월이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가운데 향교에서는 이미 대학과 논어는 3회씩 반복하며 익혔고, 올해부터는 중용을 본격적으로 배우고 있다.

향교의 고전읽기 반은 전교(향교의 책임자)로부터 직접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류득원 전교는 취임 전부터 시작해 올해로 8년째 수업을 맡아오고 있다. 류 전교는 “그전에도 향교에서 고전 읽기 반에서는 한 주는 ‘논어’, 한 주는 ‘대학’ 이런 식으로 다소 두서없이 공부를 하고 있던 게 안타까워 제가 맡은 뒤로는 체계적으로 가르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전에 등장하는 한자는 통용되는 한자와는 뜻이 다르기 때문에 고전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 역시 류 전교의 역할이다.


양산향교 류득원 전교 직접 강의
사회구성원 덕목 가르치려 노력


하지만 전교로부터 고전을 배운다는 것은 단지 음과 뜻을 정확하고, 쉽게 배운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네 전통문화와 유교사상을 체득한 어른으로서 사회에서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덕목을 가르쳐준다. ‘논어’에서는 성인의 말씀을, ‘대학’에서는 지배자의 철학과 정치를, ‘중용’에서는 군자의 도, 이른바 인생철학을, ‘맹자’에서는 의리를 짚어준다. 류 전교는 “이 수업은 단지 사서를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듣는 이로 하여금 나와 사회를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녀를 키우고 있는 부모에게는 자녀교육의 방향을 알려줄 수 있고, 직장인들에게는 더불어 생활하는 교육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깊이 있는 수업 덕분에 처음 강좌를 열 때보다 수강생이 세 배 이상 늘어났을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평일 오전시간대이다 보니 학생이나 직장인들이 듣기에는 힘들다. 이에 대해 류 전교는 “주말에라도 수업을 듣고자 하는 시민이 늘어난다면 언제든지 강좌는 개설할 수 있다”고 말했다.

3년째 고전 읽기를 해오고 있는 김상삼(70, 신기동) 씨는 “공직을 퇴직한 뒤 지인 소개로 향교에 오기 시작했는데, 어느 정도의 한자 실력만 갖추어져 있고, 예ㆍ복습만 열심히 한다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교 때 중어중문학을 전공한 김미해(45, 남부동) 씨는 “주부이지만 20대부터 관심이 있어서 향교를 찾아 수업을 듣고 있다”며 “비교적 강좌 수준이 있는 만큼 평소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조금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향교 관계자는 “한문 실력이 어느 수준에 올라가 있더라도 막상 수업에 들어오면 포기하는 사람도 종종 있다”며 “사서가 어렵다면 수요일에 열리는 명심보감반으로 기초를 다지면 좋다”고 추천했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