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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청소년이 행복한 사회]청소년동반자와 만나세요..
오피니언

[청소년이 행복한 사회]청소년동반자와 만나세요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2/04/24 09:42 수정 2012.04.24 09:45




 
↑↑ 강동진
양산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청소년동반자 팀장
 
<사례1>우리 아이가 같은 학년 아이에게 잦은 괴롭힘을 당합니다. 최근에는 옥상에 끌려가서 맞았다고 합니다. 무섭기도 하고, 때린 아이를 당장 고발해야 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심지어 당하고만 있는 아이에게 화도 나요. 아이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요?

가연(가명)이는 순하고 착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 아이였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꾸준히 괴롭힘을 당했답니다. 그럴 때마다 엄마는 ‘싸우면 안 되니까 참아라’든지 ‘네가 잘못하니까 그렇지’라고 나무라기도 했고, 때로는 괴롭히는 아이들을 집에 초대해서 친하게 지내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중학교에 들어가서도 괴롭힘은 줄어들지가 않았습니다. 부모의 신청으로 청소년동반자가 상담을 시작했고, 학교에도 긴급하게 연계해 가해자 상담과 담임교사의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가연이를 만나면서 인지기능에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었음을 알게 돼 부모에게 의논을 드리자, 그냥 조금 다른 아이들보다 순하고 공부를 못한다고만 생각했었다는 겁니다. 다행히 부모가 잘 받아들이셨고 병원에서의 인지 검사결과에 따라 도움반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괴롭혀오던 아이들도 괴롭히는 대상에서 돌봐줘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을 전환하게 되자 괴롭힘이 사라졌으며 학습 스트레스에서 부모도 가연이도 홀가분해졌답니다.


<사례2>우리 반의 한 아이가 잦은 결석과 지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학교에 와도 반 아이들과 어울리려 하지 않고 배가 아프다며 조퇴를 요구하고 담임인 저와도 관계를 전혀 맺으려 하지 않습니다. 아버지와 연락도 잘 안 되고 자꾸 배가 아프다 하여 병원에 데려갔다 집에 데려다 주던 날 방송에서나 봤던 쓰레기 집이었습니다. 돌봄과 상담이 함께 필요할 것 같아서 청소년동반자에 신청합니다.

영호(가명)네는 아빠의 사업실패로 가정이 해체된 후 엄마는 연락두절상태이고 아빠는 빚 독촉을 피해 밤에 가끔 집에 들러 약간의 돈을 주고 가곤 했습니다. 누나는 가출해 연락이 끊어진 상태였고, 초등학생인 동생과 함께 빛이 새어 나갈세라 낮에도 두꺼운 커튼을 쳐놓고 집에만 있었습니다. 담임선생님이 아니었으면 집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했는데 오랫동안 어른의 손길이 닿지 않은 집안은 난장판이었습니다. 아이들은 간혹 아빠가 주고 가신 돈으로 반찬을 사서 밥을 해먹거나 컵라면을 사 먹으며 지내고 있었기에 배가 아팠던 것입니다. 긴급하게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동사무소에 연락했고, 사회복지사가 아빠와 어렵게 연락이 닿았으나 현재 형편으로는 아이들과 함께 지낼 수 없다고 호소했습니다. 집도 경매에 넘어가서 곧 비워주어야 했는데 처음엔 개입 자체를 완강하게 거부하던 아이들도 우여곡절 끝에 아빠가 찾아올 수 있는 곳이면 가겠다고 해 아동보호전문기관을 거쳐 장기쉼터에 입소했습니다. 새로운 터전과 학교에서의 적응이 아이들에게 주어진 큰 과제이기는 했지만, 제시간에 밥을 먹고 낯선 어른에게 협박받지 않아도 되는 것에서부터 차츰 안정을 찾았습니다. 새로운 학교에서의 적응이 쉽지는 않았지만 담임선생님의 세심한 보살핌과 생활환경의 안정감이 빠른 적응을 도와줬습니다. 부모가 놓친 보살핌을 학교와 사회가 다시 이어간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젊다는 이유만으로 사랑받기에 충분하다’고 하셨지만 참 다양한 이유로 사랑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우리 지역에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자녀의 어려움을 안타까워하고 마음 아파하는 부모들과 아이들의 작은 움직임에도 고민하는 선생님들 그리고 내가 겪는 아픔인양 흔쾌히 자신의 많은 것을 내어주시는 분들이 함께 엮어가는 청소년사회안전망(CYS-Net)이 있습니다. 안전망의 맞춤형 설계자인 청소년동반자(YC)는 지금까지처럼 청소년과 가족, 학교와 지역사회가 촘촘한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도록 이어주는 따뜻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우리 동네 청소년을 관심 있게 살펴보십시오.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청소년을 청소년지원센터로 연결하는 당신이 곧 청소년사회안전망입니다. 전화 372-2000, 1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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