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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양주동에는 매달 한 번 이동식 스튜디오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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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동에는 매달 한 번 이동식 스튜디오가 나타난다?

노미란 기자 yes_miran@ysnews.co.kr 입력 2012/04/24 09:50 수정 2012.06.01 08:58






“어르신, 장수사진 찍으러 오셨지요? 이 의자에 앉으세요”

“요쪽으로 고개 조금만 돌려보세요, 턱은 살짝 드시고요”

지난 19일 목요일 오후 두 시. 남부동 청어람아파트에 간이 스튜디오가 등장했다. 하얀색 블라인드와 작은 의자 하나, 그리고 삼각대와 카메라가 스튜디오의 전부였다. 여느 스튜디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반사판이나 조명은 없었다. 하지만 이날 청어람 간이 스튜디오는 어르신들이 장수사진을 찍느라 붐볐다. 청어람부녀회도 스튜디오를 찾아 어르신들의 옷매무새를 다듬어주며 사진 촬영을 도왔다.

슬하에 4남매를 둔 박귀생(78, 남부동) 어르신도 20년 묵은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스튜디오를 찾았다. 박귀생 어르신은 “마지막 가는 길을 대비해서 사진 준비하자고 아들딸한테 얘기를 꺼내봤는데, ‘어머니가 그런 걸 왜 걱정합니까, 우리가 알아서 할게요’라는 말만 들었다. 자식들이 직장 다니고 살림 사느라 바쁜 건 이해하겠지만 내심 섭섭했는데, 마침 좋은 기회에 그것도 돈 안 들이고 찍었다”며 뿌듯함을 내비쳤다.  


| 양주동주민자치위 마을별 장수사진 찍어주기
| 사진 촬영부터 액자 넣어 전달까지 무료


이날 장수사진 찍어주기 봉사를 펼친 이들은 양주동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김성태) 회원이다. 위원회는 매달 ‘노령화사회 정나누기’ 사업의 일환으로 양주동 내 마을 한 곳을 방문해 어르신들의 장수사진을 찍는다.
주로 어르신들이 찾아오기 쉬운 경로당 건물 밖에 간이 스튜디오를 차려놓고 사진을 찍는다. 찍은 사진은 A3 크기로 인화한 뒤 금테 두른 액자에 넣어 어르신에게 전달한다. 이들은 올해 1월 서이동을 시작으로 대동, 현대 등 4군데에서 100명이 넘는 어르신의 장수사진을 찍었다.

사진은 양주동주민자치위원회에서 고문을 맡고 있는 허정생(70, 남부동) 씨가 찍는다. 전문 사진사는 아니지만 카메라를 잡은 지 40여년이 됐을 만큼 실력이 수준급이다.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이 봉사를 하면서 예산을 더욱 줄일 수 있게 됐다. 

장수사진 찍어주기 외에도 지역 안경업체로부터 후원받아 돋보기도 증정하고 있다. 시력에 맞는 돋보기를 선택해주는가 하면 돋보기를 건강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도 설명해준다.

김성태 위원장은 “주민에게 찾아가는 봉사를 고민하다가 시작하게 됐는데, 어르신들 반응이 예상보다 좋다. 사진관에서는 원가로 후원 받고, 안경업체 관계자도 매달 직접 방문해 어르신들에게 딱 맞는 돋보기를 무료로 전달해주고 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 백내장 등 안과 검진도 12개 마을 완료
| 이·미용 봉사와 실버합창단 창단 준비 중


양주동주민자치위는 올해 노령화사회 정나누기 사업의 일환으로 어르신 장수사진 만들기와 돋보기 증정 행사외에도 백내장과 녹내장 등을 직접 방문해 검사해주는 검진봉사도 펼쳤다. 앞으로는 어르신 이·미용(커트)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지역 내 어르신들로 이루어진 실버합창단 창단도 준비 중이다. 이른 시일 내에 양주동 어르신을 주 대상으로 공개 오디션을 열고 단원을 뽑을 계획이다.

김승태 위원장은 “이·미용(커트) 행사는 올초부터 예정돼 있었지만 이·미용 봉사를 해주실 봉사자를 아직 찾지 못해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봉사를 해주실 분은 연락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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