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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원용 영산대학교 아세안비즈니스학과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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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급속한 중국의 진출 요인은 장기적인 석유와 천연자원에 대한 중국의 절박성이다. 아프리카 원유(앙골라, 콩고, 나이지리아, 수단)와 천연자원을 통해 안정적인 에너지와 원자재 공급처 확보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한 절대 과제가 된 것이다. 그야말로 중국은 아프리카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퍼주고’ 있다. 특히 중국이 아프리카 오지 구석구석에까지 파견한 대규모의 ‘백의의 천사’라고 불리는 의사들은 수많은 흑인을 감동시켰다. 중국으로선 사실 아프리카의 광대한 에너지 자원 확보가 주목적이지만 경제협력, 의료지원 등을 통해 중국적 가치를 아프리카 국가에 심어주는 부수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서구권에서 주장하는 ‘자원에 대한 굶주림’(resource-hungry)이 아프리카에 대한 중국의 유일한 동력이지는 않다. 중국 역시 아프리카를 자국의 저기술 노동집약적 생산품의 잠재적 거대시장으로 인식하고 접근해 왔는데, 1990년 17억불에 불과했던 무역규모가 2010년 1천269억불로 급증한 통계가 이를 증명한다. 따라서 중국의 원조는 저재발국가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상호호혜적인 경제관계를 창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많은 아프리카 지도자들, 소위 베이징 컨센서스(Beijing Consensus)를 매력적인 대안 경제 개발 모델로 간주하고 있다. 아프리카에 ‘己所不欲勿施於人(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하지 말라)’라는 ‘내정불간섭의 원칙’에 근거해 대대적인 개발원조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미국과 유럽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 원조 형태, 즉 지난 수십년에 걸쳐 구조조정을 수반하는 정책집행과 개발원조를 대가로 이들 국가의 정치적 자유화를 연계시키는데 불만이 컸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국의 비간섭정책(non-interference policy)은 그동안 서방의 원조공여국가들이 공동으로 보조를 맞추어 아프리카의 부정부패를 경감하고 투명성을 높여, 아프리카의 선정(good governance)를 유도하려 했던 수십년 간의 지속된 노력을 수포로 만들 위험이 크다. 특히 인권을 탄압하고, 노동자의 권익과 환경을 파괴하는 국가에 대한 원조는 국제적으로 큰 우려를 야기시키고 있다. 최근 수단의 Darfur 학살에 대한 중국의 침묵이 대표적인 명백한 사례이다. 이러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가 ‘중국모델’의 영향권으로 점점 깊숙이 들어가는 흐름을 되돌리기엔 힘겨운 모양새다.
향후 아프리카 국가의 중국 종속이 강화될 수 있으리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 남아공화국의 대통령 타보 음베키는 중국의 ‘신식민주의’로 인해 다시 아프리카가 원료를 저가로 수출하고 완제품을 수입하는 종속관계에 의해 저개발이 영속화될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했다. 이 우려는 자원과 생산품을 교환하려는 새로운 ‘식민적’ 관계의 재현이다. 이 관계는 아프리카 생산기반의 발전을 저지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아프리카 정부들이 중국의 원조를 조건 없이 받아들이는 점은 특히 심각하다. 중국에서 제공하는 기술 지원, 인프라 건설사업 및 다른 계약 건의 내용에서 국내기업은 미미한 부분만을 수취하고, 중국 차관 원조금액의 대부분은 국영중국회사 또는 중국민간기업이 차지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저리 장기 상환 조건이 무분별하게 차관을 신청하여, 상환능력을 초과하는 부채를 증대시켜, 아프리카 국가들로 하여금 중채무국가의 나락으로 빠지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미래에도 계속 석유와 천연자원의 확보를 위해, 또한 원조, 무역, 투자를 매개로 더 큰 경제적 이득 획득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아프리카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일 가능성이 높다. 진정한 아프리카의 개발을 위한 중국의 정책적 선택이 요구된다. 중국 정부는 대아프리카 정책이 아프리카 시민을 희생시키는 결과를 야기한다면 결국 이는 장기적으로 중국의 신뢰성과 국가 위신을 실추시키게 된다는 위험을 인식해야 한다.
중국은 과거 서구 제국이 아프리카에 끼친 폐해로부터 배워야 하며, 잠재적으로 갈등과 사회적 폭발성이 있을 대아프리카 정책 채택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 중국은 원조수혜국에 대한 국내정치에 대한 불간섭정책과 선정에 대한 지원정책에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만 아프리카의 장기적 개발과 성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자원에 치중하는 중국의 개입은 아프리카 국가에게 기회인 동시에 어려운 과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