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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초대시] 씬냉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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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시] 씬냉이 꽃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2/05/08 13:57 수정 2012.05.08 01:58



 
↑↑ 김순아
시인, 아호 호당(湖堂)
한국문인협회 양산지부 부지부장
부경대학교 국어국문 강사
시집 <푸른 파도에게>(정은출판사, 2004)
수필집 <기억 저편의 풍경>(학마을, 2005)
 
물을 뿌리면 그대로 꽁꽁 어는 날에도

아는가, 손끝 파르르 떨며

시퍼렇게 얼어가면서도

흙을 꼭 움켜쥐고 있는 씬냉이

깊고 넓은 겨울

혹한의 칼바람 겹겹이 밀려와도

시린 뿌리로 도강하듯

끝끝내 건너와

환히 켜놓은 저 생명의 필라멘트를

갈수록 춥고 어두운 세상

아직도 생의 변두리

변두리로 떠도는 자식

쓸쓸한 길 밝혀주려고

눈물 닦아 주려고

겨울 깊었던 자리마다

환히 피어 나부끼는

내 어머니의 넋 같은 씬냉이

울컥, 가슴 뜨거워

자꾸 되돌아보게 되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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