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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경남 무형문화재 제19호 가야진용신제(伽倻津龍神祭)
龍의 전설은 계속된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2/05/08 14:00 수정 2012.05.08 04:38






제례와 놀이와 결합


해마다 음력 3월 초정일(初丁日) 원동면 용당리 당곡마을 가야진사에서 치러지는 가야진용신제가 지난 5일 변함없이 용신에게 제례를 올리는 의식을 거행했다. 

가야진용신제는 민간이 주도하는 국가제례로 제의(祭儀)이자 민속놀이이다. 1997년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19호로 지정된 이후 가야진용신제보존회(이사장 이희명)는 용당마을에 위치한 가야진사를 복원, 관리해오면서 2006년 가야진용신제 전수관을 신축하고, 지난해 천제단과 나룻터 등을 복원해 명실상부한 지역 대표 전통문화로 가야진용신제를 육성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해 왔다.

또한 지난 2010년 10월 가야진용신제 기능보유후보자 이임수 씨가 별세한 이후 삼국시대부터 이어져온 역사가 끊길 위기에 처했던 가야진용신제는 지난해 8월 경남도가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박홍기(47) 씨를 도 무형문화재 제19호 가야진용신제 예능보유자로, 함께 승급심사를 본 전수생 17명도 모두 이수자로 인정하면서 전통성을 공인받게 됐다.

삼국시대부터 시작된 가야진용신제는 조선조 말기까지 국가적 제례로 용신에게 뱃길의 안정과 우순풍조를 비는 제례였으나, 1990년부터 1994년까지 사당의 복원과 정비를 계기로 가야진용신제보존회가 조직되면서 용신제의 내용을 고증하고 보완하여 민속놀이인 용신제놀이로 구성하기에 이르렀다.

오늘날 가야진용신제는 제례인 용신제와 풍년을 기원하는 기우제, 주민들 스스로 즐기며 어우러지는 풍물놀이가 결합돼 독특한 형식을 발전ㆍ계승하고 있다.


위기에도 이어지는 전통


하지만 최근까지 용신제를 위협한 것은 다름 아닌 개발 광풍이었다. 지난 2001년에는 대구~부산 간 고속도로 개설에 따라 신성한 용산(龍山)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낙동강을 경계로 용당마을 맞은 편에 위치한 용산은 김해시 상동면 여차리에 위치해 있지만 낙동강으로 뛰어드는 용의 형상을 하고 있는 용산은 나룻배를 타고 주민들이 제물을 바치는 신성한 장소였다. 고속도로가 용산의 허리를 관통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주민들은 용산보존대책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노력한 결과 용산을 지킬 수 있었다.

최근에는 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이 논란이 됐다. 낙동강 정비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지역이 하필이면 가야진사와 전수관이 포함된 지역이었다. 다행히 가야진사 부지에서 유구시설로 추정되는 유적지가 발견된 이후 주민들의 노력이 더해져 이곳을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키로 방침이 변경돼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보존회는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있다. 가야진용신제 보존회측은 가야진용신제 전승ㆍ보존을 위해 전수관 부속동 설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또한 가야진사 유적을 복원해 새로운 문화관광 자원으로 활용해 지역발전에도 이바지하겠다는 목표다.

전수관 내 연습실을 통해 보존회원의 전수교육을 활성화시키는 것은 물론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용신제를 확대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이희명 이사장은 “지난해 보유자와 조교, 이수자를 포함해 모두 20명의 전수자가 탄생했고, 고증을 통해 천제단까지 복원되어 무형문화재로서 가치를 한층 더 높이고 있다”며 “정부사업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제 모두 해결된 만큼 지역대표 문화자원으로 용신제를 발전시키는 일에 모든 역량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 부정(不淨) 가시기
부정 가시기는 제례 사흘 전부터 제관들이 목욕재계하고 제당 안팎을 청소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제례 당일에는 부정을 가시기 위해 제당 주변에 황토를 뿌리고 출입문에는 금줄을 치며 제수를 준비한다.

↑↑ 부정(不淨) 가시기



■ 칙사 영접
칙사가 당도하기 전에 먼저 길닦기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괭이와 망깨, 비 같은 연장을 가지고 ‘길닦기소리’에 맞추어 길의 흙을 고르고 다지고 비질한다. 길닦기가 끝나고 칙사가 길목에 당도하면 선창자가 길을 밟는 지신풀이를 하면서 영접길에 오르는데, 나머지 일행들은 풍물을 치며 뒤따라간다.

↑↑ 칙사 영접

↑↑ 칙사 영접



■ 용신제
칙사가 제당에 당도하면 집례관이 칙사의 입실을 고한 다음 용신제를 행한다. 용신제는 홀기에 따라 진행하는데, 사당 안에서 분향례, 헌작례, 음복례를 하고, 사당 밖에서 망료례(望燎禮)를 하는 순서로 진행한다.

↑↑ 용신제

↑↑ 용신제




■ 용소풀이
용소풀이는 용소침돈례(龍沼沈豚禮)의 과정이다. 용신제를 마치면 칙사를 비롯한 제관이 강변에 지어놓은 송막(松幕)으로 가는데, 풍물패는 풍물을 치며 따라가서 송막을 한 바퀴 돌면 칙사가 송막에 불을 지른다. 이때 풍물패의 잡색들은 짚신을 벗어 불길에 던지며 용의 승천을 기원한다. 한편 알자(謁者)의 안내로 희생물인 돼지를 배에 싣고 풍물을 치면, 헌관인 칙사는 집례, 대축, 사령을 대동하고 배에 올라 용소로 향한다. 용소에 당도하면 돼지를 강에 던지면서 “침하돈(沈下豚)”이라고 세 번 외친다. 이때 강변의 불타는 송막에 있던 사람들이 “비가 온다. 풍년이 온다”고 외치면서 한바탕 풍물놀이를 벌인다.

↑↑ 용소풀이

↑↑ 용소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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