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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통도사의 암자인 서운암에서 금낭화와 함께 만난 할미꽃입니다.
노고초(老姑草) 혹은 백두옹(白頭翁)이라고도 불리는 할미꽃은 슬픔 어린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우리의 토종 들꽃입니다.
할미꽃이란 이름은 옛날 할머니들이 등짝처럼 구부러져 있는 꽃대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른 이야기도 있습니다.
4~5월께 꽃잎이 떨어지고 나면 그 자리에 암술날개가 하얗게 부풀어져 영락없이 백발노인이 머리칼을 풀어헤친 모양이 됩니다. 그런 이유로 이 꽃을 한자어로 ‘백두옹(白頭翁)’이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할미꽃은 또한 그 자태처럼 애잔하기 짝이 없는 슬픈 전설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어렵게 키워 시집보낸 큰손녀에게 온갖 박대를 받고, 멀리 시집간 작은 손녀를 찾아가다 허기와 추위에 지쳐 죽은 할머니’의 애달픈 얘기가 그것입니다.
그래서인지 할미꽃의 꽃말 역시 ‘슬픔, 추억’입니다.
이름이 조금 어색하지만, 실제로 가까이서 살펴보면 할미꽃은 참으로 아름다운 꽃입니다. 이리 아름다운 색감을 가진 꽃이 그리 흔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드는, 또 하나의 ‘봄의 전령사’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지금은 개체수가 많이 줄어든 것이 사뭇 아쉬운 부분이나, 내가 사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서운암에서나마 이 꽃을 매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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