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정기적으로 지역 요양시설을 방문해 어르신의 건강을 살핀다.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쑥뜸을 놔주고, 함께 손뼉 치며 노래도 부른다. 어르신들이 주로 모이는 경로당도 2년 동안 마을마다 방문하기도 했다. 어르신들에게 활력을 주는 이들은 20~30대로 이루어진 ‘젊은’ 봉사단이 아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혹은 머잖아 도움을 받아야 할 이들로 구성된 실버봉사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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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가 실버를 돕는다’는 취지로 2005년에 만들어진 실버봉사단은 56세에서 76세까지 28명의 회원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가운데 60대 이상 회원이 전체 회원의 2/3 가량을 차지한다.
이들 회원은 어르신이 많은 경남도립병원과 형주병원은 매달 첫째, 넷째 목요일마다, 주간노인보호센터는 매주 수요일마다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어르신들을 만난다.
이들은 시설에 머무르는 한 시간 동안 손, 발, 다리 등 어르신들이 원하는 신체 부위에 쑥뜸을 두세 번씩 반복해서 놓아준다. 쑥뜸만 놓았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건강이 나빠진 곳은 없는지 얘기도 나누고, 안마도 해드린다. 같이 노래도 부르며 오후 한때를 즐겁게 해드린다.
어르신들 대부분은 쑥뜸을 좋아하는 데다 다른 봉사단에 비해 나이가 많은 편이다 보니 요양시설에서 많이 찾는다. 어르신에게 인기가 좋은 만큼 양산지역 전체 마을 경로당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쑥뜸 봉사를 한 적도 있다.
실버봉사단은 주부클럽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이 모여 쑥뜸 교육을 받고 2005년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쑥뜸이 익숙지 않아 처음에는 봉사자들의 손이 데인 적도 많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실수는 사라졌다. 침을 함께 배웠지만 회원들의 연령대가 높아 혈을 찾기가 힘들어서 쑥뜸에 전념하고 있다.
이갑연(72, 상북면) 회장은 “만나는 어르신마다 ‘너거도 도움 받을 수 있는 사람인데, 여기 와서 우리 해주니까 우리도 용기를 낸다’고들 말씀하신다. 결국 서로가 좋은 활동들이다. 하다 보니 이런 게 즐거워서 지금까지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쓰러진 이후 보청기를 사용해야 할 만큼 귀도 어두워졌다. 하지만 봉사를 향한 마음가짐은 한결 같다. 28명의 회원도 마찬가지다.
문경숙(56, 상북면) 씨는 “아직까지 회원들이 힘들다는 이유로 빠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하면서 건강해지는 것 같다.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활력도 되찾는 데 도움 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들은 스스로에 대해 ‘실버를 위한’ 맞춤형 봉사단이라고 말한다. ‘나도 나이가 많고, 내 앞에 앉아 있는 당신 역시 나이가 많으니 우리 같이 즐겁게, 그리고 건강하게 남은 생을 살아가자’, 즉 같은 세대로 마음이 잘 통하기 때문에 그 어떤 봉사단체보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령화사회에 접어든 만큼 ‘실버에 의한, 실버를 위한’이라는 성격에 맞게 실버봉사단이 실버세대의 희망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