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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창근 유창한의원 원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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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아마 한약을 시중에 나도는 민간 약초나 건강기능식품처럼 단순히 좋다는 약재를 많이 넣고 달여 먹으면 좋을 것이라는 오해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약은 일반 건강식품이나 민간요법과 달리 환자의 체질과 병의 증상에 맞춰 철저한 약의 배합으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면, 국가 체계는 최고지도자인 대통령이 있고 그 밑에 대통령을 보좌하는 각 전문 분야의 장관이 있고 그 아래 실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있다. 이러한 체계가 적절히 서로 견제하고 보좌와 상호 협조를 하여야만 국가의 안정과 발전이 있으며, 국민의 행복이 보장될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한약의 처방 구성에는 환자의 체질과 병증에 가장 핵심적인 주(主)약이 있으며 다음에 주(主)약의 약효를 상승시키거나 독성을 완화 시켜주는 약들이 있고 그 외 부수적인 증상들을 치료하는 약들로 구성되는데 이들을 적절히 조화해야만 질환을 치료하고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치국(治國)이 되고 사람의 병을 다스리는 것을 치병(治病)이 된다. 사람의 병을 다스리는 한약 처방은 나라를 다스리는 원리에 근본을 두고 있는 데 따라서 한의학에서는 다수 약물을 배합하여 하나의 처방을 구성할 때에는 일반적으로 ‘군신좌사’(君臣佐使) 원칙을 따르는데 옛날의 정치제도에 비유해서 약물을 처방하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군(君)은 임금을 의미하는데, 군약(君藥)은 하나의 처방에서 가장 주된 작용을 하는 약물로 대표적인 증상을 제거하는 데 사용하게 된다.
▶신(臣)은 임금에게 조언을 주는 신하를 의미하며 신약(臣藥)은 군약(君藥)의 효력을 보조해주고 강화시키는 약물이다.
▶좌(佐)는 돕는다는 의미로 임금의 정책에 위험성을 간언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기를 원하는 신의 무리를 뜻하며, 좌약(佐藥)은 군약(君藥)이 유독(有毒)한 경우 그 독성을 완화해줄 때 혹은 주된 증상 외 수반되는 각종 증상을 해소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약물이다.
▶사(使)는 말단 신하 즉 졸개의 무리로 비유되고, 사약(使藥)은 처방의 작용 부위를 질병 부위로 인도하는 작용과 여러 약을 중화하는 역할을 하는 약물이다.
이러한 한약 처방의 원리가 체계적으로 확립된 학문을 ‘방제학’이라 부르며 한의사는 이 학문에 근거하여 먼저 약을 먹는 분의 체질과 증상을 정확히 파악한 후 그에 맞추어 다수의 약을 배합함에 있어 위에 언급한 ‘군신좌사’의 원리에 따라 처방을 구성하게 되며 치료 약뿐 아니라 보약 처방도 이 원칙에 의거 배합을 하고 있다.
그렇게 해야만 진정한 약효를 볼 수 있으며 최소한의 부작용도 막을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