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아파트 광장에서 전시회가 열린다. 전시 대상은 그림이나 조각 작품이 아닌 ‘시(詩)’다. 선보이는 모든 시는 교과서에서 배운 유명 시인의 작품이 아닌 양산에서 활동하는 지역 문인들의 작품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북정동에 있는 대동빌라트아파트에서는 이달부터 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지역 문인 모임인 삽량문학회 회원들의 작품 10편이 인쇄된 현수막이 아파트 광장이나 계단 등 주민의 발길이 많이 닿는 곳에 걸려 있다.
작품들은 ‘아버지’, ‘어머니’를 소재로 한 작품이 있는가 하면, 5월에 만개하는 양산시목 ‘이팝나무’를 다룬 시도 있다.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는 분기마다 새로 10편을 선정해 전시하는 한편 기존 전시작은 아파트 바깥 울타리에 전시해 성황산 등산객들과 성락사 방문객에게도 감상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같은 이색 시 전시는 대동빌라트 새마을지도자를 맡게 된 이종려 씨의 제안으로 시작했다. 삽량문학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던 이 씨는 일상 속에서 문화를 즐기고 주민 간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으로 전시를 제안했다. 이에 아파트입대위측은 주민이 문학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다고 판단해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씨는 “주민들이 시를 읽으며 문학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교육ㆍ문화적인 측면에서도 쾌적하고 살기 좋은 아파트가 될 것”이라며 “지금은 삽량문학회 회원들의 작품이 전부이지만 앞으로는 지역에서 시를 쓰는 문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