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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경지 리모델링 외화지구 현장에서 한 농민이 트렉터를 임대해 논갈이를 하고 있다. 이날 1천㎡ 남짓한 이 논에서만 15톤 가량의 크고 작은 돌덩어리가 쏟아져 나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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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토층 유실, 폐기물 섞인 흙 반입 등의 이유로 준공시기마저 일방적으로 연기하며 만들어 놓은 농경지 리모델링 현장이 결국 ‘돌밭’이다. 농민들은 이제는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산지역은 화제ㆍ명언ㆍ외화ㆍ용당ㆍ원리 등 모두 5개 사업지에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했다. 공사에 대한 문제제기는 지난해 6월 화제지구에서 처음 발생했다.
농지에 낙동강 준설토를 채운 뒤 다시 덮으려고 긁어내 따로 모아 두었던 표토가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때문에 모래성분이 대다수인 낙동강 준설토 위에다 농사를 지어야 되는 상황에 놓였다며 농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어 용당지구 역시 표토층에 모래성분이 너무 많아 밭농사조차 짓기 어렵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농어촌공사는 양질의 흙을 가져와 표토층으로 사용하겠다는 약속을 해 문제가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흙을 공수해 오는 과정에서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나온 폐기물 섞인 흙이 반입됐던 것. 농어촌공사는 서둘러 조치를 취했지만 잇단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준공시기가 늦어지고 말았다.
당초 사업준공 시기가 지난해 12월로 예정돼 있었지만 외화지구는 4월 말, 화제지구는 5월 말로 연장돼 올해 벼농사에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더욱이 준공연장이 농민들과 논의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져 물의를 빚었다.
또 얼마 전에는 준공을 코앞에 둔 농경지 곳곳에서 크고 작은 돌덩이가 나오면서 모내기 준비에 나섰던 농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화제지구에서 농민들의 제보가 이어지더니 이번에는 외화지구에서도 돌덩이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제보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농민들은 “수차례 부실공사를 지적해도 찔끔 보수뿐 실질적인 문제해결 방안을 내놓지 않아 지금까지 농민들을 우롱해 왔다는 기분마저 든다”며 “2012년 한해분에 대한 실질적인 영농보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농어촌공사는 “일부 대량의 돌이 발견된 농경지는 체석작업과 10~15cm 표토층을 성토하는 등 하자보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외 대부분 농경지는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상황으로 농민들이 주장하는 영농보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농경지 리모델링 공사현장을 바라보는 농민과 농어촌공사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시의회가 본격적인 진상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김효진 시의원(무소속, 물금ㆍ원동ㆍ강서)은 “시의회 차원에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양산지역 농경지 리모델링 전체 지구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또한 시는 지금까지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은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이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을 기피해 왔는데, 이제는 전면에 나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