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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음악칼럼] 청산에 살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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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칼럼] 청산에 살리라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2/06/19 10:29 수정 2012.06.19 10:30




 
↑↑ 이테레사
리틀베토벤 음악학원 원장
 
‘나는 수풀 우거진 청산에 살으리라/ 나의 마음 푸르러 청산에 살으리라’

김연준이 작곡한 <청산에 살리라> 중 일부이다. 한국 가곡이며 합창으로도 불리어지는 이곡을 접할 때마다 필자는 옛 추억이 떠오르곤 한다. 여고시절 당시 우리 학교에는 해마다 가을이면 정기적으로 교내 합창제가 있었다.

반마다 들썩들썩 마치 축제분위기로 마음이 설레던 그 시절, 반에서 리더쉽이 있는 아이는 지휘를, 피아노를 치는 아이는 반주를, 노래를 좀 한다 하는 아이는 독창을, 이렇게 일사천리로 분담이 이루어지고 각자 좋아하는 곡으로 추천이 들어가고, 피아노가 있는 곳은 어디든 달려가서 연습에 임하던 시절이었다.

모든 반 친구들이 하나가 된 듯 의견이 좁혀지고 숨죽여 남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던 때, 수업에 들어오시는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합창연습으로 한달내 노래만 하려던 그 때, 그렇게 두 달 가까이 열정으로 뛰어다니던 학교 축제였다. 그러나 합창제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친구들은 무리를 지어 한국가곡의 맛을 잊지 못해 아쉬워 하며 피아노가 있는 친구집에서 가곡집 두세 권을 부르고서야 헤어지곤 했다.

우리의 꿈많은 여고시절을 늘 설레이게 했던 가곡, 공부보다 우리의 꿈을 키워주셨던 스승님이 그리워진다.
수업 중간중간 “선생님 노래해 주세요” 그러면 선구자를 불러주시던 총각 선생님!!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애창곡이라며 들려주시던 음악 선생님!!

“세모시 옥색치마” <그네>에서 여인의 아름다운 자태를 그렸고, “울밑에선 봉선화야”<봉선화>에서 민족의 아픔을 배웠고, “초연이 쓸고간 깊은 계곡 양지녁에”<비목>에서는 나라를 구하다 가신 분들의 영혼을 기렸다.

요즘 학교생활 친구 사이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우리 가곡의 맛을 느끼게 해 주고 싶다. 마음과 영혼을 치료해 주던 가곡들이 우리 가까이에 있음을 느낀다면 사람의 소중함을 더욱 진하게 알아갈 수 있으리라.


나는 수풀 우거진 청산에 살으리라
나의 마음 푸르러 청산에 살으리라
이 봄도 산허리엔 초록빛 물들었네
세상 번뇌 시름잊고 청산에서 살리라
길고 긴 세월동안 온갖 세상 변하였어도
청산은 의구하니 청산에 살으리라


<청산에 살리라>는 김연준(1914~2008)이 작사ㆍ작곡하였다. 작곡자의 초기 작품에 해당하는 곡으로 많은 성악가들이 애창곡으로 부르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4마디의 전주는 약간 느리게 시작되다가 넷째 마디부터 느려지면서 노래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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