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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국도35호선, 애물단지로 전락한 ‘명품 도로’..
사회

국도35호선, 애물단지로 전락한 ‘명품 도로’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2/06/19 12:54 수정 2012.06.19 12:57
수십억 쏟아 부은 중앙분리대 조성 사업

불 꺼진 조명시설ㆍ뒤늦은 교통환경개선

명품은커녕 기본조차 지키지 못한 도로



↑↑ 시는 국도35호선 북정구간 개통 이후 북정방향 좌회전 차선을 마련되지 않아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발생한 후에야 뒤늦게 교통환경개선사업을 위해 중앙분리대 일부를 철거, 좌회전 대기차선을 마련할 계획이다.
양산을 대표하는 명품도로를 만들겠다며 막대한 사업비를 쏟아 부은 국도35호선 확장구간이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례로 시민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시는 지난 2004년 국도35호선 신기교~북정교 2.63km 구간을 왕복8차선으로 확장하면서 모두 287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했다. 시는 도심 구간에 대표적인 명품 도로를 개설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이 구간에 설치된 중앙분리대에만 모두 15억여원을 들여 조경사업과 조명시설 설치 등을 실시했다.

4년여만에 준공된 확장 구간의 중앙분리대에는 모두 11억5천여만원을 들여 1그루당 150만원 상당의 소나무 300여그루를 심고, 1개당 640여만원에 달하는 경관조형물 37개를 설치해 2억3천여만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도 했다. 또한 중앙분리대 외에 도로 양쪽에 설치된 가로등에는 별도의 LED 조명을 설치하면서 1억9천여만원이 추가로 사용됐다.

하지만 2008년 9월 준공 이후 4년이 지난 지금 양산지역 중심도로인 이 구간은 시의 계획처럼 ‘명품 도로’가 아닌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가 억대 예산을 들여 설치한 조명시설은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한다는 민원을 낳다 고유가로 인한 에너지 절약 정책에 따라 사실상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 조경사업에만 수십억원을 투입한 중앙분리대에 쌓여가는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또 다른 인력과 비용이 해마다 지출되고 있다.
또한 중앙분리대에 심은 소나무와 영산홍을 관리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준공 이후 소나무와 영산홍이 말라 죽으면서 오히려 미관을 해치고 있다. 여기에 도로 주변에 나뒹굴던 쓰레기가 중앙분리대로 모여들면서 중앙분리대가 마치 커다란 쓰레기통이 되기도 일쑤다. 시는 말라 죽은 나무를 교체하고 쓰레기를 치우기 위해 정기적으로 인력을 동원해 정리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반면 조경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은 것과 달리 정작 기본적인 도로 설계가 잘못돼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뒤늦게 사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나서는 모습도 ‘명품 도로’와는 거리가 멀다. 시는 이 구간에 양산나들목에서 시내 방향으로 진입할 때 북정지역으로 연결되는 좌회전 대기차선을 마련하지 않았다. 하지만 준공 이후 좌회전 대기차량과 직진차량이 충돌하는 교통사고가 꾸준히 발생했고, 사망자마저 나오자 최근에서야 대기차선 확보를 위해 중앙분리대 일부를 철거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양산의 관문인 중심도로를 명품도로를 조성하겠다며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기본조차 지키지 못한 도로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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