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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하자마자 쭉 뻗은 2차선 자전거도로가 인상적이다. 바닥에는 우측통행을 알려주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속도를 제법 내며 달려본다. 하지만 걷기족들은 도로 옆으로 밀려나는 모양새다. 몇몇은 뒤에서 달려오는 자전거가 신경이 쓰이는지 몇 걸음에 한 번씩 뒤를 돌아본다.
물 문화관을 지나자 본격적인 황산 베랑길 구간이다. 이 구간은 낙동강 위로 구조물과 나무데크를 설치돼 있다. 강 위를 달리는 맛이 시원하다. 탁 트인 낙동강 경치도 일품이다. 하지만 나는 얼마 가지 않아 자전거에서 내릴 수밖에 없었다. 걷기족과 부딪히지 않으려 속도를 줄이고 자전거와 사람들을 이리저리 피하다 부딪힐 뻔한 상황을 두 번씩이나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자전거 타기 좋은 길이라 하기에도, 걷기 좋은 길이라 하기에도 애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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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은 ‘황산 베랑길’에서도 남았다. 잘 닦인 도로를 달리면서도 정작 황산 베랑길의 아름다움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기념식에서 ‘어느 지역보다 명품길이다’, ‘지역의 관광상품 자원이 되리라 생각한다’라는 나동연 시장의 말이 떠올랐다. 물론, 낙동강 위를 달리는 그 맛은 가히 ‘명품’이라 칭할만 하다. 하지만 그 외에 관광객을 끄는 요소가 얼마나 있었던가 하는 의문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