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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낙동강 위를 달리는 맛 일품
시설 부족, 사..
정치

낙동강 위를 달리는 맛 일품
시설 부족, 사고 위험은 아쉬움

노미란 기자 yes_miran@ysnews.co.kr 입력 2012/06/19 13:51 수정 2012.06.19 01:51



전날 오후에 비가 내린 덕에 햇볕 대신 상쾌한 바람이 반갑다. 자전거 타기에 좋은 날씨다. 행사는 ‘자전거 타기’였지만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걸으려는 시민들도 꽤 많다. 안전 사고를 막기 위해 자전거족이 앞서고 걷기족이 그 뒤를 따라 출발했다. 나 역시 자전거에 올랐다.

출발하자마자 쭉 뻗은 2차선 자전거도로가 인상적이다. 바닥에는 우측통행을 알려주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속도를 제법 내며 달려본다. 하지만 걷기족들은 도로 옆으로 밀려나는 모양새다. 몇몇은 뒤에서 달려오는 자전거가 신경이 쓰이는지 몇 걸음에 한 번씩 뒤를 돌아본다.

물 문화관을 지나자 본격적인 황산 베랑길 구간이다. 이 구간은 낙동강 위로 구조물과 나무데크를 설치돼 있다. 강 위를 달리는 맛이 시원하다. 탁 트인 낙동강 경치도 일품이다. 하지만 나는 얼마 가지 않아 자전거에서 내릴 수밖에 없었다. 걷기족과 부딪히지 않으려 속도를 줄이고 자전거와 사람들을 이리저리 피하다 부딪힐 뻔한 상황을 두 번씩이나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자전거 타기 좋은 길이라 하기에도, 걷기 좋은 길이라 하기에도 애매한 상황이다.

나무데크 구간이 끝나자 다시 자전거도로다. 이번에는 3차선이다. 물금취수장 쪽과 달리 자전거와 별도로 걸을 수 있는 구간이 포함됐다. 걷기족의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보인다. 나 역시 다시 힘차게 페달을 밟아 반환점에 도착했다. 둘러보니 화장실 1동과 벤치, 운동기구 몇 개를 빼곤 이렇다 할 시설은 없다. 허허벌판에 낙동강 경치만이 아쉬운 마음을 달래준다. 돌아오는 길에는 4대강 인증센터를 들렀다. 스탬프로 인증도장을 찍고 나니 발걸음이 더욱 아쉽다. 체력도 보충할 겸 쉬었다 가려는데 그 넓은 데크에 앉을 만한 공간이 없다. 자전거 안장 위에 앉아 쉬는 꼬마를 보고 있으니 벤치 하나쯤은 있어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아쉬움은 ‘황산 베랑길’에서도 남았다. 잘 닦인 도로를 달리면서도 정작 황산 베랑길의 아름다움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기념식에서 ‘어느 지역보다 명품길이다’, ‘지역의 관광상품 자원이 되리라 생각한다’라는 나동연 시장의 말이 떠올랐다. 물론, 낙동강 위를 달리는 그 맛은 가히 ‘명품’이라 칭할만 하다. 하지만 그 외에 관광객을 끄는 요소가 얼마나 있었던가 하는 의문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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