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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씨가 작품을 정기적으로 게재하는 커뮤니티 사이트는 양산지역에서 활동하는 산악회 커뮤니티부터 중년들이 자주 찾는 문화 커뮤니티 등 대여섯 군데다.
“처음에는 아는 사람 소개로 시를 한두편 올렸는데, 반응이 좋더라고요. 열람수가 올라가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우리만 보기 아깝다’는 댓글들을 보니 힘이 나더라고요. 자신감도 생기고. 그러다 보니 커뮤니티 운영자들은 제 작품만 올릴 수 있는 ‘유진숙 전용 게시판’을 만들어주더라고요. 그래서 더 열심히 쓰게 됐죠”
인터넷 커뮤니티에 작품을 게재한다는 것은 작품을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한다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실시간 댓글이 달리면서 다양한 독자들과 소통이 가능하다. 그래서 유 씨는 틈날 때마다 게시판에 접속해 다양한 반응을 보고 다시 댓글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내가 만약 인터넷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만큼 시작(詩作) 활동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쳤을 수도 있고, 작품 편수도 많지 않았을 것이다. 이 시대에 인터넷은 그만큼 축복인 셈이다”
인터넷을 통해 시를 다시 쓰기 시작한 유 씨는 지난해에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넥센타이어 사보인 ‘헬로우 넥센’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나 에세이, 편지를 공모하는 ‘만추백일장’에 작품을 출품한 것. 별다른 수상 기대를 하지 않은 채 응모했던 작품 ‘내 마음속의 사랑’은 덜컥 뽑혔고, 사보에 실리게 됐다. 신춘문예와 같은 권위 있는 대회는 아니었지만 누군가로부터 인정받았다는 기쁨은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었다고 한다.
“고작 그깟 사보에 작품이 실린 게 뭐가 대수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나에게는 소중한 기회였어요. 아직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으니까요”
유 씨의 모든 작품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가 있어 언제든지 볼 수 있지만 유 씨는 그 가운데 작품을 골라 작품집을 출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문예창작을 정식으로 배우지 않은 터라 아쉬움이 많다. 그래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시를 제대로 공부해볼 생각도 있다.
“언제든 나에게 변화를 주고 싶고 도전을 해보고 싶어요. 배움에는 끝이 없잖아요. 50이 되든 60이 되든 시에 대한 열정을 안고 살아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