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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이상배가 안내하는 세계의 명산]
소수민족 역사와 삶을 보여주는 스펙타클, 인상여강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2/06/26 11:27 수정 2012.06.26 11:30
차마고도 트레킹 (2)




↑↑ 옥룡설산을 배경으로 한 야외무대에서 펼쳐지는 인상여강 쇼, 중국이 낳은 세계적인 감독인 장예모가 연출한다
이번 여정의 하이라이트인 여강고성(麗江古城)을 둘러보고, 옥룡설산(玉龍雪山) 트레킹을 즐기려고 리장으로 내려갔다. 리장에 도착하자마자 중국 최초의 유네스코지정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여강고성의 야경을 직접 보고 싶어 나갔다. 한마디로 불야성을 이룬다. 여기서 성공한 한국여성이 경영하는 벚꽃마을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들으며 미로같은 길을 쉬었다가 걷기를 반복하고, 두리번거리며 고성의 골목길 투어를 맘껏 즐겼다.

승천하는 용을 닮은 만년설


오늘은 옥룡설산(5천596m)에 가는 날이다. 리장에서 옥룡설산은 18km 거리에 위치한다. 옥룡설산의 웅장한 자태가 알려지기 시작한 시점은 중국의 조그마한 소수민족 마을이었던 여강이 중국 전역에 알려지기 시작한 1996년도 이후의 일이다. 소수민족인 나시족이 신성시 여기는 옥룡설산은 한 마리의 용이 누워있는 형상과 같다고 하여 옥룡설산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설과 함께 서유기의 손오공이 벌을 받았다는 산이기도 하다. 13개의 봉우리를 가지고 있는데 아직도 정복되지 않은 처녀봉이라고 한다. 풍화작용에 의해 돌이 떨어지며 산 정상에 잔돌이 많아 오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나시족들은 이 산을 성산, 거룩한 신의 산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신이 노할까봐 산을 정복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반대를 한단다.

옥룡설산 트레킹코스는 크게 두 군데로 나뉘어진다. 하나는 옥호촌에서 시작하는 ‘옥주경천코스’와 또 다른 하나는 말을 타고 돌아보는 옥수채코스라는 곳이다. 그런데 우리 팀은 몸도 불편하고 힘들어 하시는 분도 있고 해서 빙천케이블카를 타고 4천506m까지 올라가기로 했다. 설산을 둘러보고 장예모 감독이 연출하는 인상여강(印象麗江) 공연을 보기로 했다. 인상여강 공연은 소수민족들의 애환을 담은 내용인데 관람하는 내내 그들의 삶을 생각하면 많이 슬프다고 전한다. 개인적으로도 보고 싶다는 충동이 커진다.


인간의 연기라고 믿을 수 없는


현지가이드는 우리들에게 점심시간에 맞추어 내려와야 된다고 시간개념을 강하게 부각시킨다. 인상여강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꼭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옥룡설산 트레킹을 마치고 식당으로 이동해 점심을 먹고 나니 서둘렀던 탓에 시간에 여유가 생긴다. 인상여강 공연은 하루에 4회 정도 공연을 하는데 3천석이 넘는 관람석이 매시간 만석이라고 한다. 한 사람의 창조적 아이디어가 이런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옥룡설산을 무대로 한 야외에서 소수민족 300여명이 펼치는 인상 공연을 보고 환호하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비가 오면 우의를 걸치고 보는 인상 공연은 정말 압권이었다. 우리 양산에도 세계적인 문화행사 하나 만큼은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간절했다. 

매우 인상적인 공연을 한 시간 동안 감상하고 속하고진(束河古鎭)이라는 고성에 들리게 되었는데 800년 된 옛도시라고 현지가이드는 전한다. 속하고진은 은세공으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가게마다 은가공품을 사라고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고산트레킹으로 몸이 무거웠지만 미술품 같은 옛 도시를 그냥 지나칠 순 없다는 생각에 쉬엄 쉬엄 걸으며 고성 한 바퀴를 완주했다.

여강고성 북쪽에 위치한 옥룡설산(5천596m)의 만년설이 녹은 물이 흑룡담이란 연못으로 모여들어 수로를 통해 고성으로 공급되는데, 골목마다 수로도 함께 있어 동양의 베니스라고도 불리운다.


↑↑ 옥룡설산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웅장한 모습
등소평의 고향인 사천성 성도


리장에서 일정을 마무리하고 사천성 성도로 옮겨 제갈량의 사당 무후사(武候祠)와 금리거리를 역사탐방하는 코스로 잡았다. 리장에서 성도까지는 국내선 비행기로 한 시간가량 소요된다. 리장은 고도가 있어서 그런지 시원한 느낌이엿는데 중국 서남부 양쯔강 상류에 위치한 성도로 들어가니 후텁지근한 날씨로 습도가 높아 숨이 차오른다. 사천성 성도는 여름이 4월에서 10월까지 이어진다. 그래서 성도로 갈 때는 꼭 반팔 티셔츠를 준비해야 한다. 중국의 해방가가 모택동이라면, 중국 개혁개방의 설계사는 등소평이라고 중국사람들은 이야기를 많이 한다, 사천성 광안 출신의 등소평이 없었다면 지금의 발전된 중국은 없다는 말이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 바다를 떠다니는 배, 그리고 테이블을 빼고 중국사람들은 다 먹는다는 속설이 있다. 속담에 제대로 먹어 보려면 광동으로 가고 제대로 취해 보려면 성도로 가라는 말이 있다.

↑↑ 청나라 황실의 주방장이 창업했다는 흠선재, 황실요리로 유명하다
2천년 동안 한 번도 도시이름이 바뀌지 않았다는 사천성 성도는 금융과 실크로드 상업의 중심지다. 사천성 전체 인구는 1억명 정도이고, 성도만 천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성도 무후사는 유비와 제갈공명을 기리는 사당이다 중국 최대의 삼국 유적 박물관이며, 삼국지의 배경이였던 성도는 2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춘추전국시대에는 촉나라의 도읍지였던 성도, 무후사를 비롯하여 두보가 ‘안사의 난’을 피해 피난을 가서 시를 짓던 두보초당, 불교성지로 즐겨찾는 아미산(3천99m), 노자를 모시던 청양궁, 전촉을 세운 왕건묘 등은 유명한 곳이다.


황제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


무후사를 탐방하고 후문으로 나오면 부근에 삼국시대를 재현해놓은 금리거리로 이어진다. 금리거리는 그 시대의 문화를 담은 복장과 건물로 다양한 먹거리와 쇼핑을 즐기게 만들어 놓은 거리다. 금리거리의 구석구석을 탐방하고 휴식을 취한 뒤 성도의 맛집이라는 황제요리라 부르는 약선요리를 먹기 위해 친선제로 이동했다. 18가지 반찬과 음식은 연일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데 한몫을 했다. 만찬을 즐기고 변검을 보러갔다. 성도의 변검은 북경의 경극, 소주의 곤극과 함께 중국 3대 전통 연희로 불린다. 24장까지 사람의 얼굴을 순식간에 바꾸어내는데 전통 교예, 그리고 무언극과 함께 다양한 공연으로 진행되었다.

닭 모양으로 보이는 광활한 중국땅 그 중에서도 운남성과 사천성만 둘러보는 여정인데도 시간은 마냥 부족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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