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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그랑벌침봉사단(단장 강덕수)은 평생교육원에 개설된 생활 속 벌침 강좌를 이수한 회원으로 이루어진 단체다.
이들은 매주 두 번씩 장동마을경로당을 찾아 벌침을 무료로 놓아주는 봉사를 펼치고 있다. 2009년 20여명으로 시작한 큰그랑벌침봉사단은 현재 50여명의 회원이 저녁시간을 반납하고 경로당을 찾는다.
처음 장동마을을 찾은 이들은 우선 현재 앓고 있는 질환과 발병 기록을 토대로 상담을 하게 된다. 상담 뒤에는 침을 놓을 위치를 구체적으로 처방한다. 일종의 기록지를 만든 다음에는 찾을 때마다 맞은 날짜와 부위, 치료자를 기록해 정보를 관리한다.
이들은 벌에서 침을 분리하지 않은 채 그대로 치료하는 ‘직침’과 분리한 침 1촉(침을 세는 단위)을 한 번에 놓는 ‘강침’은 삼가고 있다. 대신 1촉을 뽑아서 3~4번 정도 놓는 ‘중침’과 7~8번의 ‘약침’을 주로 놓는다. 이외에도 터치하듯 10회 이상 놓는 산침도 놓는다. 직침과 강침은 중한 증상이 있는 주민에게만 아주 가끔 처방한다.
초대단장을 맡은 박원현 씨는 “주민들이 제일 많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염증이다. 벌독은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퇴행성 관절염, 중이염, 비염 같은 염증을 완화시킨다. 부산에서 찾아오는 파킨슨을 앓고 있는 분도 증세가 호전됐다. 그런 사례를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큰그랑벌침봉사단을 매주 찾고 있는 김춘희(56, 북부동) 씨 역시 “관절염으로 고생한 지 10년 정도 됐는데, 지난해 벌침을 맞으면서 움직이는 데 편안해졌다. 혈액 순환도 되는 것 같고. 받을 수 있어서 봉사단에게 감사하다. 오랫동안 봉사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꾸준히 봉사를 해오는 만큼 벌침 연구도 계속되고 있다. 봉사단 사무실에서는 회원들이 모여서 서로의 경험담을 나눈다. 예를 들어 특이 증세가 어떤 치료로 얼마나 완화됐는지 주고받으면서 벌침에 대한 공부를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큰그랑벌침봉사단은 지금보다 회원이 더 늘어나 봉사단 규모가 커지면 찾아가는 봉사활동을 펼칠 생각이다. 상ㆍ하북이나 원동지역처럼 경로당을 쉽게 찾을 수 없는 주민을 직접 만나러 가는 것이다.
강덕수 단장은 “다들 주부이거나 직장이 있는 분들이다. 직장 다니는 분들은 직장을 마치고 봉사해줘서 감사하다. 처음에는 봉사단을 알리지 않았는데 점점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더라. 어떤 때는 조금 모이면 힘들 때도 있는데, 대부분 회원들이 잘 하고 있어 문제는 없다”고 봉사단원을 칭찬했다.
옛경상도 말로 냇가를 뜻하는 ‘그랑’이 모여 낙동강 같은 큰 그랑이 되라는 의미로 붙여진 ‘큰그랑벌침봉사단’의 이름처럼 한사람, 한사람이 모여서 봉사단이 지역에 뿌리내리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