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정치

[이슈&현장] “원주민 죽이는 도시개발 반대”
“우리 마을 다 죽는다”…지하차도 반대 극심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2/07/10 09:22 수정 2012.07.11 01:59
물금 서남ㆍ황전마을, 공사현장서 집단 시위



물금신도시 조성사업과 관련해 추진되고 있는 각종 도시개발 사업이 원주민들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는 불만 여론이 거세다. 대규모 아파트 건립현장과 지하차도 공사현장 주변의 피해 호소가 나오고 있고, 농민들은 토양의 염분 강화로 애를 먹고 있다. 도시발전의 명(明)과 암(暗)이다. 외형적 성장의 뒤안길에서 원주민들의 분노는 대답 없는 메아리로 끝날 것인가. 그럴 수는 없다는 주민들이 집단행동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붉은 피를 봐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 지하차도 시공은 전 주민이 죽음을 각오하고 반대한다”

물금 서남ㆍ황전마을 주민들은 이처럼 살벌한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에 돌입했다. 주민들은 지난 3일 황전아파트 앞 사거리에서 ‘지하차도 6호 건설 반대’를 위한 24시간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주민들은 공사가 본격화되면 서남마을 주출입로가 없어지며 도로 주변 상가들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또한 대형가스관과 상수도시설 등 지하매설물이 많아 난공사가 예상되고, 4년 가까이 진행된 소방서 앞 지하차도 5호선 공사 구간보다 도로폭도 좁아 공기가 얼마나 길어질지 몰라 주민피해가 극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본지 435호, 2012년 6월 26일자>

하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지하차도 공사가 본격화되면 현 도로를 폐쇄하고 양산부산대병원 쪽으로 4차선 임시도로를 개통해 주민 통행에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공사가 상당히 지연된 만큼 조속한 진행으로 내년 12월을 목표로 공사를 완료하겠다며 주민을 설득했다.
 
이같은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사를 강행하자 주민들이 공사현장으로 나와 집단시위에 들어갔다.

시위 과정에서 공사진입 차량을 몸으로 막고, 공사장 입구에 드러눕는 등 주민들의 과격한 행동으로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주민들은 “공사 피해 마을 주민들이 이렇게 반대를 하는데 협의를 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려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며 “또한 시와 의회는 자신들의 책임업무가 아니라고 지역주민 피해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지켜보기만 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와 의회는 “대다수의 물금지역 주민들은 조속히 공사를 진행해 지하차도가 하루빨리 완공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서남ㆍ황전마을 주민들의 요구처럼 지하차도 공사를 백지화시킬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도로 인근에 상가와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주민들은 공사로 인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어 이들에 대한 대책마련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