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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빅 오케스트라에서 클라리넷을 잡은 강규남 사무국장은 “음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취미로 악기 연습을 하다가 ‘양산에도 성인이 활동하는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생길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얘기를 나눴던 게 시작이었다. 연습해서 재능기부를 하자는 의견도 있었다”고 창단 배경을 설명했다.
창단 과정에서 볼 수 있듯이 시빅 오케스트라는 전문 오케스트라를 목표로 모인 사람들이 아닌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활동하기 위해 모인 문화단체다. 즉, 음악을 함께 하기 위해 존재하는 오케스트라다. 이는 단원들이 오케스트라를 찾아오는 계기에서 알 수 있다.
윤예섭 단장은 “7080세대는 시대적으로 누구나 악기를 배울 수 없었다. 그리고 시작한 직장 생활은 빡빡했다. 그 시절을 지나 40~50대에 악기를 배우려는 이들에게 오케스트라는 악기를 접하는 기회다. 반면, 20~30대에게는 악기를 다룰 기회는 있지만 활동할 계기가 없다. 혼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오케스트라를 찾는다”고 말했다.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봉사연주 예정
내년 창단연주회 목표로 준비 중
클라리넷을 맡은 이상배(53, 남부동) 씨는 “취미로 시작했는데, 오케스트라에서 본격적으로 배우고 있다. 혼자의 재미도 있을 것이지만 오케스트라에서 내 역할을 찾아 배우고 있다”며 만족해했다. 이 씨의 부인 이정화(45) 씨 역시 “혼자보다 합주하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오케스트라이기 때문에 쉬는 마디가 있다. 소리에 집중해서 정확히 들어갈 박자를 맞춰야 한다. 레슨보다 더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단원들이 대부분인 만큼 연습 시간을 정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월~금요일 가운데 업무가 적은 금요일로 정하고 8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두 시간 연습하고 있다. 한 시간은 파트별로 초빙한 트레이너와 함께 연습한다. 클라리넷(4명), 플롯(6명), 첼로(6명), 바이올린(6명), 비올라(1명) 등 파트 연습이 끝나면 합주를 시작한다.
악기를 잡은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단원부터 한때 전공자의 길을 걸었던 단원이 있는 만큼 실력은 천차만별. 하지만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단원들의 얼굴에는 여유가 있다. 그래서일까. 창단한 지 두어 달 만에 재능기부를 계획 중이다. 다음달 23일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연주할 예정이다. 또한 창단연주회는 내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우선 올해 말 40~50분 분량의 작품 발표회를 열 계획이다.
지휘를 맡은 금길동 울산 남구 구립교향악단 부지휘자는 “프로 오케스트라와 달리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는 악보를 못 보시는 분도 있는 만큼 걸음마부터 가르쳐야 한다. 아마 시간은 오래 걸릴 거다. 반면 내실은 생길 것이다. 실력을 떠나 그 과정을 얼마나 즐기느냐가 중요하다”며 “‘내가 할 수 있겠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자신감을 갖고 오케스트라를 시작했으면 한다. 개개인이 열정과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