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는 역시 7월말 8월초가 피크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국민 1천명을 대상으로 여름휴가 계획을 조사한 결과 ‘여름휴가 7말 8초’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들 다 떠나는 날, 남들 다 가는 곳으로 향한다면 옴짝달싹 못하는 도로와 발 딛을 틈 없는 피서지로 휴가 기분을 만끽하기는 어려울 터.
이번 여름휴가만큼은 차와 사람에 치이기 싫다는 사람들은 여기를 주목해 보자. 마을사람들만 알고 있다는 양산지역의 숨겨진 계곡 3곳을 소개한다. 한적한 곳에서 가족과 오붓한 휴가를 꿈꾸는 양산사람에게 적합한 숨겨진 계곡으로 함께 떠나보자. - 특별취재팀 -
새색시처럼 수줍은 계곡 ‘상북 아씨밭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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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룡폭포에 가기 위한 도로 입구에서 오른편으로 보이는 대석저수지가 끝날 무렵 대석저수지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이 나온다. 길 폭이 좁고 경사가 심해 대부분 스쳐지나가는 이 길을 따라가면 아리따운 아씨밭골이 모습을 감추고 있다.
급경사인 작은 길을 내려가면 대석저수지가 눈앞에 펼쳐지고 감탄사가 절로 나오지만 아직은 이르다.
대석저수지와 아씨밭골이 만나는 계곡 왼편에 눈에 잘 띄지 않는 철재다리를 찾아낸다면 이제부터 펼쳐질 아름다운 광경을 맞을 준비를 하면 된다. 한명이 겨우 건널 수 있는 철재다리를 지나 계속해서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발길을 허락한 이들에게만 보여준 수줍은 아씨밭골이 고운 자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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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상 도심 속 숨은 비경 ‘시명골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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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로 포장된 길을 가다보면 시야가 확 트이면서 명곡저수지가 나타난다. 소류지 경치에 대한 감탄도 잠시 어느새 흙길로 변한 길을 지나면 곧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시명골이 계곡의 속살을 드러낸다.
1급수 수질을 자랑하는 시명골은 오래 전부터 마을 사람들의 젖줄이자 더위를 식혀주는 쉼터이자 놀이터였다. 그리 크지 않은 계곡은 그래서 더욱 정취가 있다. 깊지도 넓지도 않아 가족단위 피서객이 물놀이하기에 제격이고, 산림이 울창해 따가운 햇볕에도 비교적 자유롭다.
체계적으로 조성된 피서지가 아니어서 피서객들이 다소 불편을 겪었지만 곳곳에 비경을 간직하고 있는 시명골은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남는 매력이 있다. 최근에는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확충돼 불편도 많이 줄었다.
또 2010년에는 명곡저수지를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60m 길이의 흔들다리가 설치돼 저수지 위를 걷는 색다를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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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자적 걷다 보니 어느새 무릉도원, ‘원동 수암사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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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역에서 버스를 타고 원동자연휴양림 입구에서 내리면 수암사까지 남은 거리는 약 4km. 물론 굳이 걸어야 하는 수고를 감내하고 싶지 않은 여행객들은 ‘승용차’를 이용하면 수암사 입구까지 편안하게 갈 수 있다.
수암사까지 오기 전이라면 어디든 자리를 펴도 좋지만 수암사 입구에서 발길을 돌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걸음을 조금만 더 재촉하면 높이 50m의 ‘불음폭포’가 수암사를 휘감는 절경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4km의 도보 여행으로 마음속 곳간을 채웠다면 불음폭포 아래서 허기진 육신의 곳간도 채워봄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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