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거동불편 어르신 건강 내가 챙긴다..
사람

거동불편 어르신 건강 내가 챙긴다

노미란 기자 yes_miran@ysnews.co.kr 입력 2012/08/07 14:02 수정 2012.08.07 02:02
보건소, 방문관리서비스로 취약계층 돌봐



연일 폭염경보와 폭염주의보가 전국을 휩쓸고 있다. 몸이 불편하고 돌보는 이 없는 노인에게 폭염은 고통 그 자체다.

이같은 의료사각지대에 있는 시민들을 위해 양산시보건소는 ‘방문건강관리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13명의 방문간호사들은 읍ㆍ면ㆍ동 지역을 맡아 취약계층을 돌본다. 이 가운데 5년째 강서동 지역을 맡고 있는 감경예 방문간호사를 동행했다.

지난 9일 오전 10시, 감경예 방문간호사와 양산시보건소에서 만나 대상자의 집으로 이동했다. 방문간호서비스에 대해 감 간호사는 ‘최종 목표는 건강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자가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다. 양산시보건소는 방문건강관리서비스 전체 7천400여가구 가운데 195가구를 집중관리군으로 선정해 두 달간 매주 1회 씩 방문하고 있다.

감 간호사가 처음 간 곳은 교동마을 박복순(82) 할머니댁. 홀로 사는 박 할머니는 창문 하나 없는 서너평 남짓한 방에서 선풍기 한 대로 더위를 견디고 있었다. 감 간호사가 집안에 들어가자 뉘었던 몸을 일으키며 반가이 맞이했다. 감 간호사는 우선 혈압과 혈당을 확인했다. 그리고 특별히 아픈 곳은 없는지, 약은 잘 먹는지를 챙겼다.

박 할머니는 몸이 불편해 마루에 휴대용 가스레인지와 조리기구로 임시 ‘부엌’을 마련해 사용하고 있었다. 찜통더위에 김치통에는 곰팡이가 휩쓸었다. 식수는 전기주전자로 수돗물을 끓여 해결했다.
 
‘날이 너무 더워 물도 넘어가지 않는다’는 할머니의 말에 감 간호사는 “조금씩이라도 자주 나눠 마시고, 음식은 상했을 수 있으니 잘 확인하세요”하며 건강을 챙겼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같은 마을에 사는 김석기(85) 할아버지와 강용순(74) 할머니댁. 박복순 할머니 댁보다는 환경이 그나마 양호했다. 부엌이 방과 분리돼 있었고, 방엔 창문도 하나 있었다. 하지만 방안은 여전히 후덥지근했다.

감 간호사는 우선 혈당과 혈압을 잰 뒤 복용약을 일일이 챙겼다. 동행한 이자규 의사도 할머니가 늘어놓는 각종 약품의 성분을 하나씩 살펴보며 사용법을 일러주기도 했다.

20여분 남짓 짧은 시간 동안 머물렀지만 손자ㆍ손녀 같은 손님이 찾아와서인지 할머니는 못 보던 사이에 있었던 일들도 털어놓았다. 돌아가야 할 즈음엔 연신 ‘와줘서 고맙다’, ‘다음에 또 오라’며 웃어보였다.

감경예 방문간호사는 “매년 사업이 시작할 때 방문간호사들이 지역을 바꾸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어르신들과 한 번 맺은 인연 때문에 지역 담당이 그대로 가는 편이다”며 “요즘 같은 날씨에 더우실 법도 한데 선풍기조차 안 켜고 있는 걸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