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이도령(掩耳盜鈴)
掩 가릴 엄 耳 귀 이 盜 도둑 도 鈴 방울 령
제 귀를 막고 방울을 훔친다는 뜻으로, 제 귀에 들리지 않으면 남의 귀에도 들리지 않으리라는 어리석은 행동을 일컫는다. 즉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을 말한다.
출전 : ≪여씨춘추≫ <불구론(不苟論)>의 <자지편(自知篇)>
진(晉)나라 명문가 범씨 집안이 망하게 되자, 대대로 내려오는 큰 종을 훔치려 도둑이 들었다. 그러나 종을 지고 가기에는 너무 무거웠기에 조각을 내어 가져가려고 망치로 종을 내리쳤다.
그러자 ‘꽝’ 하는 요란한 소리가 났고 도둑은 다른 사람들이 들을까 겁이 나서 얼른 자기 귀를 막았다고 한다. 자신이 듣지 않는다고 남도 모르는 줄 안다는 것은 남의 말을 듣지 않으려는 독선적이고 어리석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여씨춘추》에서는 임금이 바른 말하는 신하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비유로 위나라의 문왕 이야기를 들고 있다.
위나라 문왕이 신하들과 술을 마시는 자리에서 자신에 대하여 기탄없는 의견을 들려달라고 하였다. 신하들은 한결같이 왕의 칭찬만 늘어놓았다. 그러나 임좌(任座)의 차례가 되자 그는 임금의 숨은 약점을 들어 이렇게 말했다. “전하께서 중산을 멸한 뒤에 아우를 그곳에 봉하지 않으시고 태자를 봉하신 것은 옳지 않은 일입니다”
문왕이 무심코 얼굴을 붉히며 노여운 기색을 보이자 임좌는 그곳을 뛰쳐나갔다. 그러자 적황이 이렇게 말했다. “옛말에 임금이 어질어야 신하가 바른 말을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방금 임좌가 바른 말을 하는 것을 보니 전하께서 밝으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문왕은 곧 자신의 태도를 반성하고 급히 임좌를 부르게 한 후 몸소 뜰 아래까지 나가 그를 맞이한 후 상좌에 앉게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