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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현장르포]혼자 가기 무서운 ‘황산베랑길’..
사회

[현장르포]혼자 가기 무서운 ‘황산베랑길’

손은주 기자 kmkm784@hanmail.net 입력 2012/08/14 11:06 수정 2012.08.14 11:08
야간 조명 전혀 없어 안전사고 위험





최근 행정안전부가 ‘명품 자전거길 20’에 황산베랑길을 선정하면서 자전거동호인과 인근 지역민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산책길 안전 확보에 대해 화제가 되고 있는 이때 황산베랑길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기자가 직접 걸어보기로 했다.

주차장과 떨어진 베랑길
응급상황 대처 늦어져


물금취수장 옆 ‘국토종주자전거길’이라 쓰인 길을 걷다 보면 황산베랑길이 눈에 들어온다. 낙동강 종주 자전거길과 연계된 황산베랑길은 강 위에 나무 데크형 교량으로 만들어져 있다. 시민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도 독특한 구조와 낙동강의 운치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산베랑길은 구조대나 경찰차가 들어올 수 있는 주차장과 멀리 떨어져 있다. 게다가 그늘막과 급수시설과 같은 편의시설도 없다. 여름철 이용객들에게 일사병과 탈수증세가 갑작스레 생기면 신속한 대처가 어려워 보인다. 더군다나 철길을 옆에 두고 있어 기차 소리에 도움의 목소리가 묻힐 우려도 있다.

추락방지시설 미흡
방심하면 큰일


3일 오후,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다. 그래도 몇몇 자전거 동호인들이 눈에 들어왔다. 한 아주머니는 잠시 쉬었다가 가려는지 자전거를 난간에 대놓고 물을 마시기에 여념이 없다. 그런데 교량 양쪽에 세워진 난간이 어쩐지 불안해 보인다.

아주머니가 세워 놓은 자전거가 자칫하면 난간 사이로 떨어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그때 지나가던 시민 한 분은 “의자가 없어 잠시 쉴 때 난간에 기대거나 걸터앉기도 한다. 그런데 폭이 넓고 중간지지대가 없어 자칫하면 떨어질 것 같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특히 몸집이 작은 어린아이들은 난간 사이로 통과할 정도로 안전시설이 미흡해 보였다. 가족단위로 산책을 나와 장난기 많은 어린아이가 어른들이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난간에 매달리는 아찔한 순간도 눈에 그려진다.

야간조명 없는 베랑 길
자전거와 충돌 위험


다음날 어둠이 내려앉은 저녁, 다시 찾은 황산 베랑길.

베랑길에 접어들기 전 국토종주 길은 혼자 들어서기 무서울 만큼 어두웠다. 물금취수장 안쪽 가로등에 의지해 황산베랑길에 다다랐다. 그런데 베랑길에는 야간조명이 하나도 갖추어져 있지 않다.

그때 멀리서 자전거 한 대가 조명을 켜고 달려온다. 잘 보이지 않았는지 기자 앞에 와서야 핸들을 돌린다. 바로 뒤로 지나가는 자전거는 조명도 없이 달린다.

이리저리 앞뒤로 오는 자전거를 피하며 국토종주 인증센터에 도착했다. 잠시 쉬어가는 곳에서 물을 마시는 권기원(47) 씨를 만날 수 있었다.

베랑길 이용에 불편한 사항이 없느냐는 질문에 권씨는 “밤에 자전거를 타러 자주 나온다. 하지만 군데군데 도보객과 운동하러 나오신 분이 계시는데 야간조명이 없어 불편하다. 자전거에 라이트가 있지만, 곡선 길에 반사판이라도 있으면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산책 중이신 도보객 강점자(53), 이종연(48) 씨도 “야간 조명이 없어 불편하다”며 혼자 왔을 땐 무서워서 취수장 앞에서 다시 되돌아오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 이용자에게 시급한 것은 안전사고를 사전 예방하는 ‘야간조명’이다. 시 관계자는 국토관리청에서 전체 공사가 준공돼 시로 이관되면 시민들의 불편한 사항을 받아들여 시설물보완이 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전까지는 이용객 스스로 조명장치 하나쯤 챙겨 가야 할 것 같다.

낙동강의 뛰어난 풍경과 독특한 구조를 가진 황산베랑길은 분명 아름다웠다. 하지만 나동연 시장의 말처럼 황산베랑길의 지역의 관광 상품이 되기 위해서는 시민의 안전을 우선으로 하는 안전시설부터 점검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명품자전거길이 선정한 황산베랑길이 시설 또한 부족한 부분을 채워 진정한 명품 길이 되길 기대해본다.

손은주 인턴기자 kmkm785@y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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