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제가 쓴 시를 영어로 번역을 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짧은 저의 영어 실력도 문제지만 우리말의 다양한 표현을 영어로 번역하려니 마땅한 단어가 없었습니다.
우리나라 문학작품이 노벨상을 받으려면 다양한 우리말의 표현과 그 안에 담겨진 풍부한 감성까지도 외국어로 번역이 되어 많은 외국인들에게 감동을 줘야 할 텐데 외국어는 다양한 우리말을 번역할 단어가 없어 우리 문학의 세계화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우리말처럼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는 언어가 세계의 많은 언어 중에 얼마나 될까요?
이렇게 우수한 우리말을 요즘 청소년이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외면당하고 또 언론이나 기업에서도 상품의 이름이나 상호를 외래어로 쓰면 더 좋은 것인 양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우리말은 바람 한 가지만 가지고도 수 십 가지의 이름이 있습니다. 방향이나 장소, 계절, 시간에 따라 다양한 바람의 이름이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을 몇 가지 알려 드리겠습니다.
▶ 불어오는 방향에 따라 불리는 바람의 이름
가수알바람: 서풍(西風), 갈마바람: 남서풍(南西風), 높새바람: 늦봄에서 초여름에 걸쳐 영서지방에서 부는 고온건조한 바람(東北風). 동부새바람: 농가에서 ‘동풍(東風)’을 달리 이르는 말. 덴바람: 북쪽에서 부는 바람. 뎁바람: 북쪽에서 거세게 부는 바람
▶ 계절에 따라 불리는 바람의 종류
소소리바람: 이른 봄에 살 속으로 파고드는 차갑고 으스스한 바람. 살바람: 1.봄철에 부는 찬바람 2. 좁은 틈으로 새어들어 오는 찬바람. 박초바람: 음력 5월에 부는 바람. 강쇠바람: 초가을에 부는 동풍. 강소풍. 색바람: 이른 가을에 신선하게 부는 바람. 소슬바람: 가을에 으스스하고 쓸쓸하게 부는 바람. 손돌바람: 음력 시월말경에 부는 몹시 추운 바람 =손돌이바람
▶ 장소에 따라 불리는 바람의 종류
골바람: 골짜기에서 산으로 부는 바람 낮에는 골 바닥에서 산마루로 불어 올라간다. 재넘이바람: 산에서 내리 부는 바람. 뭍바람: 맑게 갠 날 밤에 뭍에서 바다로 부는 바람. 육풍(陸風). 꽁무니바람: 뒤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꽁지바람. 솔바람: 솔가지를 가볍게 흔들며 불어오는 바람. 짠바람: 바다에서 부는 소금기를 머금은 바람. 황소바람: 좁은 골목으로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 ↑↑ 유영호
·시인, 수필가
·양산문인협회 회원ⓒ
이 외에도 명지바람: 보드랍고 화창한 바람. 왜바람: 이리저리 방향 없이 부는 바람. 용수바람: 작은 회오리바람. 궁둥잇바람: 궁둥이를 흔들며 일으키는 바람=치맛바람 등 느낌이나 모양 시간 등에 따라 바람을 표현하는 단어가 많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