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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호 시인, 수필가 양산문인협회 회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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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들을 보면 옛날 우리 조상님들이 농사를 지으면서 그때그때 맞는 이름들을 만들어 쓰셨던 것이지만 그 이름들이 참 아름답고 적절하게 잘 표현된 단어들입니다. 이번에는 우리 조상님들이 쓰시던 비와 눈에 대한 우리말을 알아보겠습니다.
비에 대한 다양한 이름들입니다.
가루비: 가루처럼 포슬포슬 내리는 비.
실비: 실처럼 가늘게, 길게 금을 그으며 내리는 비.
싸락비: 싸래기처럼 포슬포슬 내리는 비.
발비: 빗발이 보이도록 굵게 내리는 비.
직달비: 굵고 세차게 퍼붓는 비.
달구비: 달구(땅을 다지는 데 쓰이는 쇳덩이나 둥근 나무토막)로 짓누르듯 거세게 내리는 비.
여우비: 맑은 날에 잠깐 뿌리는 비.
먼지잼: 먼지나 잠재울 정도로 아주 조금 내리는 비.
개부심: 장마로 홍수가 진후에 한동안 멎었다가 다시 내려 진흙을 씻어 내리는 비.
도둑비: 예기치 않게 밤에 몰래 살짝 내린 비.
꿀비: 농사짓기에 적합하게 내리는 비.
목비: 모낼 무렵에 한목 오는 비.
못비: 모를 다 낼 만큼 흡족하게 오는 비.
모다깃비: 뭇매를 치듯이 세차게 내리는 비.
오란비: 장마의 옛말.
건들장마: 초가을에 비가 내리다가 개고, 또 내리다가 개곤 하는 장마.
일비: 봄비, 봄에는 할 일이 많기 때문에 비가와도 일을 한다는 뜻으로 쓰는 말.
잠비: 여름비, 여름에는 바쁜 일이 없어 비가 오면 낮잠을 자기 좋다는 뜻으로 쓰는 말.
떡비: 가을비, 가을걷이가 끝나 떡을 해 먹으면서 여유 있게 쉴 수 있다는 뜻으로 쓰는 말.
술비: 겨울비, 농한기라 술을 마시면서 놀기 좋다는 뜻으로 쓰는 말.
날비: 놋날(돗자리를 칠 때 날실로 쓰는 노끈)처럼 가늘게 비끼며 내리는 비.
억수: 물을 퍼붓듯이 세차게 내리는 비.
웃비: 비가 다 그치지는 않고, 한창 내리다가 잠시 그친 비.
해비: 한쪽에서 해가 비치면서 내리는 비.
눈에 대한 다양한 이름들입니다.
가루눈: 가루모양으로 내리는 눈.
도둑눈: 밤사이에 사람들이 자는 사이에 모르게 내리는 눈.
묵은눈: 쌓인 눈이 오랫동안 녹지 않고 얼음처럼 단단하게 된 것.
발등눈: 발등까지 빠질 정도로 비교적 많이 내린 눈.
사태눈: 사태로 무너져 내리는 눈.
쇠눈: 쌓이고 다져져서 잘 녹지 않는 눈.
숫눈: 눈이 와서 쌓인 상태 그대로의 깨끗한 눈.
싸라기눈: 빗방울이 갑자기 찬바람을 만나 얼어 떨어지는 쌀알 같은 눈.
자국눈: 겨울 발자국이 날 만큼 적게 내린 눈.
포슬눈: 가늘고 성기게 내리는 눈.
풋눈: 초겨울에 들어서 조금 내리는 눈.
함박눈: 굵고 탐스럽게 내리는 눈.
이렇게 우리말에는 비와 눈에도 다양한 표현들이 있는데 그동안 몰라서 쓰지 못했다면 이번 기회에 잘 기억해두고 그 쓰임새에 따라 요긴하게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다음시간에는 산, 바다, 별, 나무 등 다양한 자연에 대한 우리말을 배워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