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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가을 아침 풍경
사회

가을 아침 풍경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2/09/25 12:00 수정 2012.09.25 12:00




푸르게 더 높아진 하늘가

꽃 구름 뭉실뭉실 피어나고

여물어진 바람 끝이 쌀쌀한지

노송은 하얀 솜이불 자락

끄집어 당기며 바람을 밀어낸다



세월에 흔적 묻은 낡은 덕석에

잘 익은 고추 한가득 널어놓고

손질하는 할매는

보이지 않은 먼지를

옷소매에 닦아내며

손주 녀석 재롱과 함께 가을을 물들인다



영글어 가는 벼알들을 만지작거리며

가을의 충성함을 기원하는 아비의 마음은

속없는 마누라 소원풀이 해줄 생각

자식새끼 기 살려줄 생각에

벌써 손가락 굽혔다 폈다

계산이 끝나버리고



 
↑↑ 박현옥
2007년 대한문학세계 詩 부분 신인문학상 수상
2008년 대한문인협회 향토문학상 수상
2009년 창작문학예술인 금상 수상
양산시인협회 회원
시집 <사랑한다는 말로도>(2012, 시음) 출간
 
담배 한 개비 피워 물어

깊어지는 시름 달래며

바람 따라 동네 한 바퀴 돌다

아직 덜 여문 속내

햇살 잘 드는 양지쪽에 내어 놓는다

영글어 가는 가을날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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