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게 더 높아진 하늘가
꽃 구름 뭉실뭉실 피어나고
여물어진 바람 끝이 쌀쌀한지
노송은 하얀 솜이불 자락
끄집어 당기며 바람을 밀어낸다
세월에 흔적 묻은 낡은 덕석에
잘 익은 고추 한가득 널어놓고
손질하는 할매는
보이지 않은 먼지를
옷소매에 닦아내며
손주 녀석 재롱과 함께 가을을 물들인다
영글어 가는 벼알들을 만지작거리며
가을의 충성함을 기원하는 아비의 마음은
속없는 마누라 소원풀이 해줄 생각
자식새끼 기 살려줄 생각에
벌써 손가락 굽혔다 폈다
계산이 끝나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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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옥 2007년 대한문학세계 詩 부분 신인문학상 수상 2008년 대한문인협회 향토문학상 수상 2009년 창작문학예술인 금상 수상 양산시인협회 회원 시집 <사랑한다는 말로도>(2012, 시음) 출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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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지는 시름 달래며
바람 따라 동네 한 바퀴 돌다
아직 덜 여문 속내
햇살 잘 드는 양지쪽에 내어 놓는다
영글어 가는 가을날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