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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말뿐인 어곡초 이전
교육

말뿐인 어곡초 이전

엄아현 기자 coffeehof@ysnews.co.kr 입력 2012/09/25 14:27 수정 2012.09.25 02:27
교과부, 환경문제로 이전 승인했지만 국비지원은 안돼

교육청은 난감, 시는 건축비 지원은 불가 입장 고수



어곡초등학교 이전이 예산에 발목이 잡혔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이전 승인은 했지만 국비 지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여, 19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조달할 방법을 찾느라 관계기관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어곡초는 지난해 9월 교과부 중앙투융자심사를 통해 이전을 최종 승인받았다. 학교 주변 공장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공해로 인해 학습권 침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이유이다. 환경문제로 학교 이전이 결정된 것은 전국 최초였다.

이에 어곡초는 현재의 학교에서 1km가량 떨어진 어곡동 산 34번지 일대 1만6천여㎡ 부지로 이전 결정됐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해 부지매입과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내년에 공사에 착공해 2014년 3월 신학기는 신축건물에서 시작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올해 예산이 전혀 확보되지 않았다. ‘국비 지원 불가’가 교과부가 이전 승인을 하는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경남도교육청과 양산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 주변은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설립 이후 공장들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환경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교과부는 원인제공자인 공장주들과 지자체에서 예산이 조달돼야 한다는 판단”이라며 “때문에 지난해 최종 승인 당시 국비 지원은 안된다는 조건부 승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교과부에서 투융자 심사를 통해 이전을 승인해 놓고 이제와 예산은 지자체가 마련해라는 것은 행정절차상 맞지 않는 행위”라며 “학교 이전에 필요한 도시계획도로 개설 등 기반시설에 대한 지원은 가능하지만 학교 건축에 대한 예산 지원은 시 역시도 지원할 근거가 전혀 없는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교육청은 예산 조달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도교육청 자체 예산과 학교 매각 예산 등을 계산해 우선 실시설계와 부지매입비라도 마련해 보려 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하루빨리 이전해 깨끗한 환경에서 공부할 날만 손꼽아 기다려 온 학생과 학부모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 학부모는 “얼마 전 학교교육과정설명회에 참석했다가 학교장으로부터 국비 확보가 안돼 이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며 “곧 이전한다는 것 때문에 학교 이곳저곳 보수나 보강공사를 해야 하는 것들을 미뤄오고 있다고 하던데, 이대로라면 이전이 3년 후가 될지 5년 후가 될지 아니면 무산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 아니냐”며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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